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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 가뭄, 국내 석화업계는 반사이익
인근 10여개 NCC설비 가동중단 위기…"도미노 효과로 국내 업계 수혜"
입력 : 2018-11-07 오후 5:28:41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유럽 중부를 가로지르는 라인강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일부 석유화학 설비가 가동을 중단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감소, 고유가 등으로 하반기 실적이 다소 부진한 국내 석화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7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과 석화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유럽 라인강의 수심이 얕아지면서 유럽 최대의 페놀업체인 '이네오스(INEOS)'가 133만톤의 페놀과 아세톤 생산을 중단했다. 라인강 인근 독일과 벨기에 등에서 제품을 생산했던 이네오스는 글로벌 페놀 생산의 10.4%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하지만 10월 라인강 수심이 25㎝까지 줄면서 내륙운하 선적량이 줄고 운임이 급등, 결국 가동률을 조정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이네오스를 시작으로 다른 석화업체들의 생산·운송 차질 가능성까지 예상하고 있다. 라인강 인근에는 10여개 나프타분해시설(NCC) 몰려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약 635만톤이다.
 
사진/뉴스토마토
 
한국수자원학회에 따르면 라인강 길이는 1233㎞로 한강의 2.5배다. 유역면적은 17만㎡로 한강보다 5배 넓다. 유럽은 라인강을 따라 내륙운하가 발달했고 이를 기반으로 도시와 산업이 형성됐다. 그런데 8월부터 유럽에 폭염과 가뭄이 시작되면서 라인강도 말라갔다. 예년 라인강의 평균 수심이 4m, 올해 1월 수심이 5m였던 것을 고려하면 지금(25㎝)은 말 그대로 강바닥이 드러난 상황이다. 라인강은 수심이 150㎝ 이하면 화물운반선의 크기와 선적량을 줄여야 하고 50㎝ 아래로까지 떨어지면 선박 운항이 중지된다. 라인강 인근의 도시와 산업이 즉각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당장 이네오스의 가동 중단으로 국내에서는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의 100%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전망이다. LG화학의 페놀과 아세톤 생산능력은 각각 60만톤, 35만톤에 달한다. 금호피앤비화학은 페놀과 아세톤 생산능력이 각각 68만톤, 42만톤이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페놀 부족에 따른 나비효과가 두 회사의 수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라인강 주변 석유화학 기업들도 최근 NCC 가동률을 조정하는 등 연쇄적으로 생산 차질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화제품 물량 공급은 시차를 두고 진행되는 게 아니라 바로바로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라인강 가뭄에 따른 유럽 설비 중단은 글로벌 수급에 즉시 영향을 준다"며 "10월 페놀 가격이 8월보다 18% 넘게 오르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가뭄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 경우 지난해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비는 지난해 8월 중순부터 9월까지 보름 간 활동했지만 그해 미국 석화업계의 한 해 장사를 망쳐놨다. 미국 정유설비의 14%, 에틸렌 설비는 43%가 가동을 멈췄다. 미국 설비들의 가동률 조정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빚어지면서 국내 석화업계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중국에 대한 수출까지 호조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국내 석화업계는 역대급 실적잔치를 벌인 바 있다.
 
올 하반기 국내 석화업계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감소, 고유가 등에 타격을 받으며 실적이 신통치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설비는 라인강 가뭄으로 생산·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 애초부터 설비가 낡아 조정이 필요했다"며 "유럽을 중심으로 석화제품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이 상황이 지속되면 국내 업계의 수출 증가와 실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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