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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은 되고 펀드는 막고?…딜레마 빠진 암호화폐
지닉스,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로 제동…배당형 코인은 성행
입력 : 2018-10-30 오후 3:32:1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금융당국이 암호화폐(가상통화·암호화자산)펀드에 경고장을 꺼내들면서 암호화폐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지난해 9월 암호화폐공개(ICO) 전면 금지 조치를 밝힌 이후 이렇다 할 가이드라인이나 법적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거래소 응용 상품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우회적으로 추진되던 ICO와 채굴(MIning)을 기반으로 한 배당형 토큰에 대해 수수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해왔다는 점에서 시장에 대한 규제가 재확산될지 주목된다.
사진/픽사베이
 
30일 금융권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암호화폐펀드의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에 대한 수사의뢰를 받고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금융조사2부로 배당해 사건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는 암호화폐 투자펀드 상품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소지’가 있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이는 지난달 출시된 한·중 합작 암호화폐 거래소 지닉스의 ‘ZXG크립토 펀드 1호(이하 ZXG 1호)’를 겨냥한 것이다. ZXG는 지닉스가 공모한 암호화폐 펀드 ‘ZXG 1호’를 기반으로 하는 ERC-20 토큰으로 펀드 자금의 약 80%는 ICO(암호화폐 공개) 프로젝트 투자에, 나머지 20%는 기존 암호화폐 투자에 운용된다.
 
쟁점이 된 사안은 암호화폐 펀드를 집합투자업(간접투자)으로 분류할 수 있을지 여부다.
 
집합투자업으로 포함될 경우 자본시장법 상 금융위 인가와 펀드 등록 및 공시, 건전성·영업행위에 대한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당국은 암호화폐펀드에 대해 집합투자업의 외형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봤다. 펀드 관계회사를 구성한데다 만기 시 펀드 상환 등 거래구조를 명시하고 투자설명서까지 공시하고 있어서다.
 
강영수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암호화폐펀드는 집합투자업의 외형을 갖추고 ‘펀드’라는 명칭까지 사용하고 있다"면서도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사실이 없고, 해당 운용사·판매회사·수탁회사 또한 금융위의 인가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자본시장법 위반소지가 있다는 의미다.
 
자본시장법상 모든 펀드는 금융감독원에 등록해야 하고,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공모펀드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닉스 관계자는 "자금 모집 규모가 신고 요건(10억원)에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증권에 대한 신고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ZXG는 발행 당시 1000이더리움은 약 2억원 수준이다. 다만 지닉스는 혼선을 방지하고 규제 방침을 따르기 위해 이달 말 발행 예정이던 2호 상품을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국내 첫 암호화폐펀드가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하면서 시장에서는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지위 등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위법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소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암호화폐 응용 상품에 대한 정부의 대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암호화폐펀드의 경우 발행 한달여만에 검찰 수사에 들어갔지만, 올해 하반기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던 배당형 코인에 대해선 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크와 캐셔례스트 등에서는 트레이딩 마이닝을 기반으로 한 배당형 코인 ‘코즈(COZ)’와 ‘캡(CAP)’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캡 코인의 경우 코인 보유량에 따라 현금으로 배당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증권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현금이나 암호화폐로 배당 받는 형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증권에 해당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지금까지 금융당국의 제재는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거래소에 암호화폐를 직상장하는 거래소공개(IEO) 또한 금융당국의 방관 속에 시도 중이다.
 
블록체인 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 없는 '가두리 펌핑'이나 '배당코인'은 오히려 암호화폐 시장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면서 "암호화폐 펀드는 안된다고 하면서, 배당형 코인에는 아무런 말이 없는 상황은 오히려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장은 계속 커져가는데 정부에서도 더 이상 수수방관하는 입장을 취해서는 안된다"며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 위반 소지가 있다면 당연히 들여다봐야 한다"면서도 "거래소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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