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글로벌 경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외국인이 자금이탈이 계속되고 있고 국내 증시는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코스피는 22개월만에, 코스닥은 12개월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공포감이 확산되자 정부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는 증시 급락에 잇달아 리포트를 제시하며 상황을 분석했고 투자자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서 투자분석부장을 역임하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를 이끌게 된 김학균 센터장은 최근 변화하는 증시에 더욱 촉각을 세우고 있다. 투자전략가로서 앞으로 변화할 국내외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사진/신영증권
투자전략가로 잘 알려져 있는데 과거 활동은 어땠나.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1996년 신한금융투자에 입사하면서 증권가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신한금융투자에서는 유통과 미디어 업종을 담당하며 기업분석을 다뤘다. 그리고 2003년부터 투자전략을 맡았는데 사실 이런 경우가 흔치는 않다. 하지만 제 취향이 개별 기업을 분석하기보다는 시장을 넓게 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여기에 훌륭한 선배를 만나 업무 영역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한국투자증권으로 이직한 것은 2006년, 이후 대우증권에 입사해 올해 3월까지 미래에셋대우에서 근무했다.
전략가로서 현재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시장은 사람들의 견해가 일치할 때 오히려 반대로 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견해가 다르다는 것을 말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은 사람들과 비슷한 생각을 하면 의심이 든다. 쏠림이 있을 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의심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주식은 성장률의 함수이기 때문에 경제가 성장해야 주식이 오른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반대로 경제가 성장하지 않으면 주식은 재미가 없다. 한국경제의 역성장이 예상되면 주식이 아닌 채권을 사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온갖 걱정을 하고 있지만 저성장은 말해도 마이너스 성장은 흔하지 않다. 거기에서 투자의 기회를 보면 장기적으로 낙관론에 설 수 있는 것이다. 매년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굴곡이 있을 수는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국내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개방경제가 가지는 숙명이라고 본다. 대신 다른 나라의 상황이 좋을 때는 그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덤으로 얻었다. 과거 미국이 금리를 낮출 때 한국 주식을 샀고 수혜를 누렸다. 이제는 한국에게 불리한 상황이 돌아온 것이다.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모두 좋을 수는 없다.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중국이 고개를 숙이고 내수 부양과 위안화 절상, 시장 개방 등의 제스쳐를 취해 미국에게 양보를 하면서 시간을 버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사실 미국의 기술주 급락과 우리나라와는 상관이 없다. 다만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국내 유동성이 꼬이면서 영향이 생기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결국 리스크를 알 수가 없다. 예측해 보자면, 글로벌 경제는 정치적 리더십의 경직이 문제인 것 같다. 중국은 실용성을 찾기보다는 집단지도체제로, 이는 리더십이 유연하기가 힘들다. 트럼프의 리더십도 이와 같다. 모든 글로벌 리더들의 움직임이 경직돼 있다.
다만 기대할 점은 이런 경직된 리더십, 경제적 문제가 해결될 때 가장 빠르게 반등할 수 있는 나라도 한국일 것이다.
상황이 좋지 않다. 그래도 유망하게 보는 업종은 무엇인가. 내년 증시 상황을 고려해 투자자들에게 조언해 준다면.
배당주다. 공개된 정보를 통해 초과수익을 얻기 힘들다는 통념이 있지만 배당주 투자에 있어서는 예외가 발견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저성장 시기에는 기업이 투자할 곳이 보이지 않게 되고, 돈을 쌓아놓을 명분이 없어진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배당을 해야 하는 건데, 우리나라가 현재 그런 단계인 것 같다. 시장에서는 장기 투자가 늘면 배당 요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업들은 과거에 지급한 배당금을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배당정책에 신중을 기한다. 배당은 진폭이 크지 않은 변수이기 때문에 과거의 정보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준다. 업종을 불문하고 배당수익률이 높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또한, 5세대 이동통신(5G)에 대한 관심도 높다. 통신주는 5G 성장 기대감이 높은데다 배당주이기도 하다.
내년에도 주식시장은 올해만큼이나 어려울 것이다. 어쨌든 미국의 강세장은 크고 길게 진행돼 왔다. 미국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미국이 조정받는다고 하면 한국도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목돈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주식을 다 팔고 이를 현금화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최소한 20~30% 유연성을 가지고 자기 상황에 맞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 한국 주식으로 제대로 된 수익률을 얻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해외 주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경우 홈바이어스(Home Bias, 국내 투자비중이 해외 투자비중보다 높은 것)는 심한 편이다. 우리나라의 상황을 잘 아는 만큼 한국 주식, 한국 채권 등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은데, 사실 한국의 기대수익률은 연간 1%를 높이지 못했다. 이렇다보니 자생적으로 브라질이나 중국, 미국 주식에 직접투자(직구)를 하게 됐다. 과거 일본의 사례가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내 변화는.
신영증권 리서치센터가 추구하는 조직의 목표는 명확하다. 우선 해외 분석을 늘리는 것이다. 전체 해외 시장과 경제지표를 보고 개별 종목으로 접근하는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들어갈 계획이다. 반대로 국내 시장은 개별 기업분석으로 들어가 전체 시장을 보는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볼 예정이다. 최대한 틈새시장을 노려보려고 한다.
신영증권 여의도에 위치한 본사 신사옥. 사진/신영증권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