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정부가 전자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등 신종 담배의 유해성을 분석할 수 있는 규제 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객관적인 근거 없이 일반 궐련형 담배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신종 담배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담배성분 측정·규제센터 비전.자료/담배성분 측정·규제 센터 설립 및 운영방안 연구 보고서
25일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담배성분 측정·규제 센터 설립 및 운영방안 연구' 보고서는 담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규제하기 위한 규제 센터 설립 등에 대한 정책 추진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식약처가 한국산업관계연구원에 의뢰해 받은 최종 연구 결과다.
보고서는 규제 센터를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설립하는 방안과 식약처 내 설립하는 방안, 민법상 재단 또는 사단형태의 공익법인으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했고, 결론적으로 식약처 부속 기관의 형태가 가장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담배제품의 규제와 국민들의 담배 유행성에 대한 인식 향상과 담배규제기본협약 준수를 위한 담당기관으로서의 업무를 고려한 해석이다.
센터가 추진되는 배경은 최근 국민 보건 향상을 위해 담배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에서 기존 궐련형 담배와 다른 구조인 신종담배가 시장에 나오면서 정책 효과가 떨어질 것이 우려돼서다. 신종담배를 출시한 회사들이 기존 담배보다 최대 90%이상 안전하다고 강조하면서 흡연을 부추기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연구 센터 부재로 이에 대한 검증 조차 못하는 현실이다.
지금껏 이런 형태의 규제 센터가 부재했던 건 부실한 법률 때문이다. 현행법상 정부는 담배 회사로부터 담배 성분에 대한 자료를 받을 수 없다. 담배 관련 법안인 담배사업법과 국민건강증진법 등에는 담배제품의 포장, 라벨, 광고, 사업사 후원 등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만 담배제품에 함유된 성분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정보와 그 관리 및 제한에 대한 관리체계는 빠져 있다. 즉 담배 회사가 자사 제품에 속한 성분 등을 정부에 보고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일부 궐련형 전자담배 회사가 궐련형 담배보다 90%이상 안전하다고 광고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지 못하는 배경이다.
이 같은 문제로 20대 국회가 출범한 이후 매년 담배 제품 수거와 성분 측정·검사 및 공개에 관한 내용을 담은 건강증진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계류중인 상황이다. 규제 센터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법안 통과는 필수적이다. 때문에 식약처는 지난해 말 최종 연구 보고서를 받고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개정안이 마련되면 규제 센터를 설립해 신종담배 성분 조사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담배회사로 부터 담배에 속한 성분을 보고받게 되고, 정부는 이러한 사실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에 이를 연구할 센터 설립 예산을 올릴 수 있게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규제 센터에 필요한 예산은 5년간 295억원이다. 센터운영 예산 연 20억원과 연구과제 예산 연 25억원, 인프라 구축 예산 25억원, 홍보 및 교육 예산과 실험실 운영 예산, 국제협력 예산 각각 연 3억원 등이다.
보고서는 "규제 센터가 담배 회사에서 제출한 정보를 분석해 국가에서 정한 담배 기준에 부적합하거나 자료의 제출이 미비할 경우 추가적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담배의 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제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담배제품에 대한 정보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하고 공개대상 및 공개범위 및 법령에 규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