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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일자리 대책, 경제현실 반영…대기업도 끌어안기
투자·고용·통상 위기에 가용책 모두 쏟아내…'민간·투자심리 반전' 주력
입력 : 2018-10-24 오후 2:37:48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우리 경제가 수출과 수입은 양호하지만 투자와 고용 상황이 어렵고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도 심화되고 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최근 고용·경제 상황에 따른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을 내놓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이 같이 우려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경제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자신하던 정부가 반년도 안돼 꼬리를 완전히 내린 것.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을 쏟아부은 배경이다.
 
이번 대책과 관련해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고용사정이 너무 어려운 상황이고 민간 일자리도 늘지 않고 있어 부득이 하게 정부가 공공일자리라도 만드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경제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어, 국민 세금을 투입해서라도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번 대책은 그동안 전 정부와 차별화를 두겠다던 문재인정부가 이를 그대로 답습했다는 점에서 의외로 평가된다. 대표적으로 이번에 내놓은 유류세 15%인하는 과거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당시 이명박 정부가 마련한 정책이다. 당시 유류세 인하 방침에 오히려 서민들보다는 배기량이 큰 자동차를 모는 부자들이 가장 많은 혜택을 가져간다는 지적을 받았다. 오히려 소득 기준으로 환급 시스템을 도입해 저소득층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고 차관도 이 같은 기자들의 질문에 "환급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최소 6개월 이상은 걸린다"면서 "정부가 2008년 사용한 정책을 꺼낸 것은 그만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기업들의 애로사항 해소 방안도 마련됐다. 신속한 행정처리와 이해관계 조정 등을 통해 막혀있던 민간투자프로젝트의 조기착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총 15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기업투자를 촉진하고 유턴기업에 대해 대기업도 중소기업 수준으로 보조금 지급·세제감면 등의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그 동안 대기업 유턴기업에 대해서는 중소·중견기업이 받는 입지·설비보조금, 관세 감면 등이 지원되지 않았다. 정부는 유턴 희망기업에 대한 원스톱 지원시스템 구축과 정부정책사업 참여 우대 등을 담은 방안을 11월 중 내놓을 방침이다.
 
정부가 나서서 기업 민원을 해소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박근혜 정부 이후 이번 정권들어 처음이다. 고 차관은 "민원해소라는 지적은 사실"이라면서 "기업에서 '기를 좀 살려달라'는 호소가 강해 검토한 결과 효과적으로 봤고, 지난 정권에서 불거졌던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대책은 즉시 시행할 수 있는 공공분야에 한정했다. 공공분야의 일자리를 5만9000개 만들겠다는 방안인데, 단기처방은 되지만, 지속가능성은 의문이다. 올해 불용처리된 예산을 쓰겠다고 하면서 사실상 확보된 예산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마련한 일자리안을 살펴보면 '독거노인 전수조사' 2000명, '전통시장 환경미화' 1600명, '국립대 에너지 절약 도우미' 1000명, '소상공인 제로페이 시스템 홍보' 960명 등으로 기존 인력 확충 및 단기에 집중됐다. 정부는 일자리 안정자금도 올해 추가로 늘려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마찬가지로 올해 책정된 일자리 예산 중 남은 부분을 쓰겠다는 것으로, 구체적인 숫자는 제시하지 못했다. 세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우버와 카풀,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 규제 해소방안은 반대하는 단체를 고려해 단어조차 거론하지 않고 논의중이라고만 발표했다.
 
정부가 실효성이 불분명한데도 백화점식 대책을 나열한 배경은 그만큼 어려운 우리의 경제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할수 있는 모든 것을 추진하는 것으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그동안의 경제 상황을 안일하게 판단해왔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고용악화와 관련해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악영향을 지적하며 대비를 주문해왔지만, 정부는 날씨와 인구구조 문제 탓으로 돌리며 외면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고용악화의 원인이 최근 인구구조 변화가 아닌 노동임금 상승으로 못박기도 했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이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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