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심수진의 코넥스 줌인)'수산물과 IT'의 결합…'명진홀딩스'의 승부수 '프레쉬모바일'
활어차-식당 연결 플랫폼 개발…"미수금 문제 해결, 소상공인과 상생"
입력 : 2018-10-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지난해 코넥스시장에 수산물 전문 식자재 유통기업이 상장했다. 상장법인의 사업영역치고는 보기 드문 케이스였다. 수산물 유통사업으로 시작한 이 업체는 수산물 가정간편식(HMR) 제품 개발로 영역을 넓히더니 여기에 IT를 결합해 판매 플랫폼을 만들었다. 작년 8월 코넥스시장에 상장한 '명진홀딩스'의 얘기다. 
 
'프레쉬모바일'은 식자재 거래 모바일 플랫폼이다. '수산물과 IT의 결합', 생소하지만 그래서 적극적으로 개발에 나섰다. 많은 분야에서 4차 산업과 결합해 발전하고 있는데 수산업 분야는 유독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판매 플랫폼이 아닌 소상공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해결책이기도 하다. 윤태호 명진홀딩스 성장전략실 이사를 만나 명진홀딩스와 프레쉬모바일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랍스터 유통에서 연어 B2C사업까지
 
지난 2012년 설립된 명진홀딩스는 활 랍스터를 산지 매입해 도소매상에 납품하는 수산물 유통업체로 시작했다. 미국 워싱턴대에서 수산물학을 전공한 정상익 대표가 미국 수산물업계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한국에서 창업에 나섰다. 갑각류 위주의 유통에서 시작해 2015년부터는 연어로 품목을 넓혔다. 국내외에서 연어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연어 판매비중도 커졌다. 
 
노르웨이에서 수입해온 연어를 가락시장, 노량진, 인천 수산시장 등에 유통했던 명진홀딩스는 이후 직접 연어를 손질해 연어 필렛(1차 가공을 거쳐 생산한 포장제품) 판매로 영역을 넓혔다. 당시 연어 무한리필 식당이 유행하면서 연어필렛 수요도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다음에는 연어를 활용한 가정간편식(HMR) 제품 생산에 나섰다. 국내에서 HMR 상품이 떠오르기 시작할 무렵 명진홀딩스도 수산물 HMR 상품의 자체 개발에 들어갔고, 연어 HMR 제품 출시와 함께 '허스키살몬(Husky Salmon)' 브랜드를 만들었다. 도소매상을 대상으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하던 명진홀딩스는 HMR 제품 생산을 통해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B2C 사업을 위해 명진홀딩스가 선택한 전략은 자체 플랫폼 개발이었다. 허스키살몬 브랜드 이름을 딴 허스키살몬 애플리케이션은 현재 영위하고 있는 IT사업의 시작이기도 하다. 
 
윤태호 이사는 "육류나 수산물을 제외한 다른 식자재 분야에서는 IT가 접목된 유통방식이 개발됐는데 유독 수산물의 유통방식은 변하지 않고 기성화된 방식이 유지되고 있었다"며 "많은 분야가 4차산업과 결합해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산물과 IT의 결합에 대한 갈증도 있었다"고 말했다. 
 
수산업에 IT를 결합한 '프레쉬모바일'
 
허스키 살몬에서 시작한 명진홀딩스의 IT사업은 프레쉬모바일에서 본격화됐다. 프레쉬모바일은 식자재 도매상과 자영업자 간의 안전한 수산물 거래가 가능한 모바일 플랫폼으로, 올해 1월 출시됐다. 활어를 유통하는 활어차 기사는 프레쉬모바일을 통해 활어 시세와 배송범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활어를 구입하는 식당주인은 앱을 통해 식당 주변에 있는 활어차와 시세, 제품 등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식당주인은 앱으로 주문하고 카드로 결제한다. 활어차 기사는 결제일 기준 3일 뒤에 대금을 받게 된다.
 
기존 시장에서 활어 가격 정보는 공식 정보망이 없어 매우 폐쇄적이었음을 감안하면 시세 공개는 식당 입장에서 아주 큰 변화다. 활어차 기사들은 가격경쟁을 해야하는 입장이지만 미수금 문제 해결이라는 장점이 있다. 수산물 유통시장에는 카드결제 방식이 자리잡지 않아 납품시 구두로 계약을 체결하는 일이 많은데, 미수금이 쌓여 약 10%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프레쉬모바일을 통해 부담하는 카드결제 수수료가 5% 정도임을 감안하면 괜찮은 방식이다. 프레쉬모바일 회원은 KB국민카드와 제휴를 통해 무이자 혜택을 기존 30일에서 최장 45일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프레쉬모바일은 유통사업을 하면서 느꼈던 불편함을 해결하자는 데서 시작됐다. 현장에서 느끼는 미수금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있는 소상공인들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한 끝에 프레쉬모바일을 개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명진홀딩스의 허스키숙성회 어플(왼쪽)과 프레쉬모바일 어플 화면. 사진/명진홀딩스
 
처음 시장의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상인들은 기존 방식에 익숙해 있었고 앱을 통한 결제시스템에 대한 설명도 필요했다. 윤 이사는 "미수문제 없이 납품 후 카드결제일 기준으로 3일 뒤에 대금이 들어오니 회원들의 반응도 좋았다"며 "제휴카드를 통해 현금흐름을 유연하게 한 것, 무엇보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제품 단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다는 평가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활어차 기사들의 시세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말이 많았지만 결제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경쟁체제가 갖춰지면서 불만도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올해 목표는 활어차(유통업체) 1000개, 식당 4000개가 프레시모바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수산물 유통에서 제품을 개발한 후엔 배달도 시작했다. 올해 6월 출시한 '허스키숙성회'는 숙성회를 주문할 수 있는 앱이다. 가장 신선한 회를 배달해서 먹을 수 있도록 당일 작업한 회를 허스키숙성회 지점에 배송해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30분 이내에 배달한다. 이용자들은 허스키숙성회 자체 앱이나 오픈마켓을 통해 주문이 가능하다. 현재 양재와 송파 2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연말까지 서울에 12개 지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사업분야를 넓히면서 매출도 빠른 속도로 늘었다. ▲2015년 44억원 ▲2016년 39억원 ▲2017년 63억원 ▲2018년 상반기엔 벌써 123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HMR 공장이 전소되면서 비용이 발생해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이후 가파르게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15년 7600만원 ▲2016년 3억원 ▲2017년 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1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국내 최초로 연어를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3자무역을 시작해 매출이 더 늘 것이라는 설명이다.  
 
코스닥 이전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시가총액 300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등 코스닥 패스트트랙 상장 요건도 갖췄다. 코스닥 패스트트랙 제도는 일정 요건을 갖춘 우량 기업에 대해 한국거래소가 상장 예비심사 기간을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 이내로 대폭 줄여주는 제도다.  
 
윤 이사는 "우리에게 최대 소비자는 도소매업 소상공인들인데,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단순히 이익을 챙기는 것보다 모두가 평등한 입장에서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심수진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