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의 신탁 수익이 1년 새 40%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치매 등 각종 사회 문제에 대비한 맞춤형 자산관리의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결과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신탁 수익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신탁 보수도 38%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은행권은 반려동물 등 특화된 신탁상품을 통해 서비스를 다각화하는 한편 정부의 ‘부동산 신탁회사 신규 인가’에 발맞춰 시장 확대도 준비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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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신탁(은행 계정)업무운용 누적손익은 6409억2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4584억9200만원보다 39.79%(1824억3500만원) 증가한 규모다. 올해 2분기 전체 손익은 3184억9300만원으로 1년 전의 2162억7600만원에 비해 47.26% 늘었다.
빨라진 고령화와 저금리의 장기화 등으로 중위험·중수익 상품과 종합자산관리(WM) 측면에서의 수요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신탁’은 믿을 만한 금융회사에 돈이나 유가증권, 부동산 등을 맡기는 것으로, 금융회사는 이를 운용해 수익을 낸다. 은행권에서는 신탁을 통한 수수료 등 수익이 비(非)이자이익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주요한 성장 동력 모델로 꼽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익을 가장 많이 거둔 곳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6월까지 1996억1000만원의 수익을 실현했다. 신탁 관련 수익은 작년 상반기에 견줘 38.17% 증가한 것으로, 국민은행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10년째 은행권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신탁 관련 손익은 1038억2600만원으로 1년 새 51.11% 뛰었다. 이 기간 신탁업무운용수익은 1038억3900만원이며, 신탁업무운용손실은 1300만원으로 조사됐다.
신한은행은 1161억700만원의 수익과 2억400만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업계 2위를 차지했으며, KEB하나은행은 전년대비 36.12% 오른 1091억2100만원의 수익을 달성했다. 이밖에 농협은행은 작년 보다 44.74% 증가한 647억4500만원의 수익을 거뒀고, 기업은행의 수익은 475억2200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8.9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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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보수도 크게 올랐다.
올 상반기 은행권의 신탁보수는 6777억8900만원으로 작년(4909억9600만원)보다 38.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신탁회사의 신탁보수는 3776억8400만원으로 전년대비 16.38% 늘었고, 증권회사와 보험회사는 각각 5.76%, 37.9% 뛴 1122억800만원, 108억5400만원으로 나왔다.
한편 은행권에서는 신탁업을 중요한 ‘먹거리’로 꼽으며,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가 10년 만에 ‘부동산신탁회사 신규 인가’ 방침을 밝히면서 은행권에서도 신탁업 확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외부 전문가 11인으로 구성된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의 '부동산신탁업 경쟁도 평가' 결과를 공개하며, 부동산 신탁회사 신규 인가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부동산 신탁 부문에 대한 신규 진입은 2009년 이후 10년만에 허용되는 것으로, 신규 인가 추진 방안은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신한지주는 아시아신탁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부동산신탁회사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맞춤형 자산관리를 위한 서비스도 마련됐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신탁본부를 신탁그룹으로 확대·개편하고 반려동물을 위한 ‘KB펫코노미신탁’과 이산가족을 위한 ‘KB북녁가족애(愛)’ 신탁 등을 출시했다.
이밖에 KEB하나은행은 신탁 부문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농협은행은 신탁판매수수료 인하를 통해 신탁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상속이나 증여에 대한 관리 필요성도 커졌다"며 "은행권에서도 비이자이익이 중요해진만큼, 신탁업에 대한 서비스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