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기술성을 평가 받지 않은 바이오 기업들이 줄줄이 증시 입성을 위해 대기 중이다. 성장성만 평가해 상장시킨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거래소도 심사 방법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이오 기업 툴젠과 셀리버리가 각각 ‘테슬라 상장(이익 미실현기업 특례상장)’과 ‘성장성 특례상장’으로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툴젠이 테슬라 요건에 맞춰 상장할 경우 올해 초 상장한 ‘카페24’에 이어 두 번째 기업이 된다. 테슬라 요건은 적자를 기록 중이라도 성장성을 갖춘 기업에는 상장 자격을 주는 제도다. 상장 후 3개월 이내에 주가가 하락할 경우 주관 증권사에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풋백옵션(환매청구권)을 투자자에게 준다.
툴젠은 그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시장에 두 차례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실패했다. 이번 세 번째 시도에서는 테슬라 상장을 선택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툴젠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6.7% 늘었지만, 같은기간 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물론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은 툴젠의 예비심사 청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깐깐해진 기술성 평가로 기술특례가 어려워지자 상장 방법을 놓고 고심 중인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툴젠이 상장에 성공할 경우 바이오기업의 성장성을 거래소가 인정한 것과 같아 앞으로 다른 기업들의 상장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리버리도 마찬가지다. 셀리버리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코스닥시장에 성장성 평가 특례로 입성하는 첫 기업이 될 예정이다. 성장성 평가 특례 상장은 경영성과 요건이나 이익실현 여부와 상관없이 상장 주관 증권사의 추천이 있을 경우 상장할 수 있는 제도다. 테슬라 상장과 마찬가지로 기술성에 대한 전문기관의 평가 없이 상장이 가능하다. 다만 증권사가 직접 추천한 만큼 부담할 풋백옵션 기한이 6개월로 테슬라 요건(3개월)보다 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바이오 기업의 기술성을 평가하지 않고 상장된다는 점에 상당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증권사 기업공개(IPO)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의 경우 다른 업종과 달리 임상이나 기타 연구개발에 따라 성과가 극명하게 나뉜다”며 “성장성을 입증한다는 기존의 취지가 바이오 업종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심사를 하는 한국거래소가 어떤 방식으로 가려낼지가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한국거래소는 앞으로도 테슬라 상장이든 성장성 특례든 다양한 상장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그간 테슬라 요건 등에 적합한 기업이 없어 카페24가 나온 이후로 잠잠했었던 것 같지만, 현재 툴젠이나 셀리버리 등 다양한 요건으로 상장을 시도하고 있다”며 “성장성 특례 등 다양한 트랙으로 들어오는 부분에 대해 모두 환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의 외부 기술성 평가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현재 결정하지 못했다”며 “초기 단계인 만큼 면밀히 살펴보고 검토해 심사 방향을 구체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