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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 알고리즘, 시장기여자 제도가 유발했나
"과거 거래세 비용 높아 불가능했다"
입력 : 2018-08-3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증권업계에 이슈가 되고 있는 메릴린치발 단타 알고리즘이 시장기여자 제도가 유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제도가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당국은 미국계 투자은행 메릴린치 창구를 통해 이뤄지는 알고리즘 기반 단타 매매에 대해 위법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또 자동매매 프로그램 수정 요청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는 '단타 알고리즘'을 사용한 주체가 누군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메릴린치는 직접 매매 주체가 아니라 단순히 창구 역할만 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메릴린치가 금융당국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단타 알고리즘'으로 금융당국의 정책을 이용한 주체로 지목되는 것은 '시장기여자 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4개 외국계 기관들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들이 메릴린치 창구를 이용해 단타 매매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기여자 제도는 지난 2014년 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유동성이 부족한 종목의 원활한 거래를 위해 시장조성자 제도와 함께 도입했다. 시장기여자는 시장 조성 상품에 대해 유동성 기여시 시장기여자가 납부한 수수료 중 일부를 환급하는 제도다.
 
메릴린치발 단타 알고리즘이 시장기여자 제도를 이용한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과세가 거래세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전까지 하이퀀시 트레이딩(단타매매 알고리즘)을 진행할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아 힘들었던 구조였다”면서 “시장기여자로 참여해 부담을 줄이고 단타 알고리즘 매매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시장기여자는 2곳에 불과했으나 현재 6개사로 확대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시장기여자 중 외국기업은 프랑스SG, 옵티버호주, 점프싱가포르, TPC싱가포르 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외국계 자기자본투자(PI)가 들어오고 있는데, 돈이 되기 때문이고 이러한 환경을 이용하기 위함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규제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이퀀시 트레이딩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으나, 약자와 강자의 비대칭 대책은 마련해야 한다”면서 “일반 컴퓨터로 주문을 하는 개인 투자자가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는 외국계 기관들에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신항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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