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2008년 개장된 돈육선물 시장이 2013년 이후 장기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살리기 위한 한국거래소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수요가 없어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돈육선물 시장은 지난 2013년 6월25일 이후 단 한 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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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육선물이란, 돼지고기 가격의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파생상품이다. 현재 거래가격에 약간의 비용을 더한 값으로 선물계약을 구입해 놓으면 6개월 또는 1년 후에 선물계약 수만큼 돼지고기를 가격변동과 관계없이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구제역 등과 같은 돈육 가격 변동 위험으로부터 양돈농가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개장 첫해인 2008년에는 총 1만6258건의 거래와 하루 평균 6억원의 거래금이 이뤄지며 시장의 기대를 받았다. 당시 시장의 활발함에 선물사들도 돈육선물 재테크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엔 총 5981건 거래로 급감했고 2012년에는 단 11건만 거래되면서 불황이 시작됐다. 이후 지난 2013년에는 68건이 계약됐으나 같은해 6월25일 이후 단 1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시장이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 것은 부족한 관심과 시장 수요 때문이다. 초기에는 NH농협·삼성선물 등 4개 선물회사가 참여해 활발하게 거래했으나 기관과 외국인의 참여가 없다 보니 선물사들만으로 한계에 부딪혔다.
일반 투자자의 경우엔 기본예탁금 1500만원을 내야 참여할 수 있어 관심을 끌지 못했고, 양돈업계는 돈육가격이 급등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기본예탁금을 1500만원에서 500만원, 다시 50만원으로 인하했고, 거래증거금을 14%에서 12%로 내렸지만 선물사들마저 시장을 외면하면서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시장이 제 구실을 못하게 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돈육선물 시장의 주된 참가자인 양돈 생산자들의 관심이 적었고, 이로 인해 시장의 유동성이 거의 없었다”면서 “투기세력 입장에선 유동성이 없는 시장에 들어갈 이유가 없었고 이같은 시장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당분간 축산물품질평가원 돈육가격지수 산출 비용도 내지 않는 것으로 업계와 합의하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돈육업계의 관심이 회복되지 않고 있어 시장 활성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돈육가격 급등시 정부가 정책을 통해 가격 안정화에 나서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과거 거래소 내부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여러 조치를 했던 것은 사실이나 거래가 늘지 않았다”면서 “지속적으로 양돈업계와 논의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어떤 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장의 여건 변화가 있어야 선물이 활성화 될 수 있는데, 아직은 그런 변화가 없다”면서 “향후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폐지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