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한때 증권업계를 주름잡았던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의 센터장들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IMF 이후 발을 디딘 ‘IMF 세대들’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IBK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은 리서치센터장의 변화가 있었다. IBK투자증권은 이종우 센터장에서 정용택 센터장으로, 하이투자증권은 조익재 센터장에서 고태봉 센터장으로, 교보증권은 김영준 센터장에서 김형렬 센터장으로 교체됐다.
이 중 고태봉 센터장과 김형렬 센터장은 1998년부터 2001년 사이에 취업한 일명 ‘IMF 세대’다. 고태봉 센터장은 1998년 대우증권을 통해 증권업에 입문했고, 김형렬 센터장은 2001년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에 앞서 부임한 신지윤 KTB투자증권 센터장,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센터장,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센터장 등도 IMF 세대로 분류된다. 신지윤 센터장은 2000년에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로 시작했고, 이경수 센터장은 2001년에 삼성증권을 통해 증권업계에 입문했다. 윤희도 센터장은 1999년 동원경제연구소에서 리서치 어시스턴트(RA)로 시작했다.
이전까지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이끌었던 것은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의 애널리스트들이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1984년 설립된 국내 첫 민간 경제연구소로 1999년 해체되기 전까지 경제·산업 연구 및 예측, 정책 제언 등에 앞장선 바 있다. 해체 이후에는 대부분의 인력이 대우증권으로 흡수됐다.
이종우, 조익재 전 센터장을 비롯해 신성호 우리증권 전 센터장, 임진균 IBK투자증권 전 센터장,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전 센터장 등을 배출했고, 현역으로는 최석원 SK증권 센터장,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센터장이 남아있다.
IMF 세대들은 예전 선배들과는 다른 취업 경험을 공유한다. 1997년 외환위기 전후로 증권업계의 등용문이 일시적으로 닫혔고, 1998년 이후 인턴사원제도를 통한 인재 채용 방식이 대거 도입됐다. 이때 취업했던 이들 대부분이 3개월간 최저 임금을 받는 인턴 생활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거나 해고되는 경험을 했다.
A 증권사 센터장은 “인턴 당시 한참 선배들이 가르쳐주셨고, 3개월간 70만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서 “아무것도 모른채 정규직이 되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고 회고했다.
리서치센터 세대 교체 속에 애널리스트 조직도 한층 젊어질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는 이직율이 높은 직업군에 속하지만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내부 RA 육성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B 증권사 센터장은 "머물러야 깊이가 생긴다는 지론이 있듯이 젊은 인력들을 키우고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리서치센터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의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IMF세대 수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IMF세대인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센터장,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센터장,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 사진/각 사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