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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면허 취소' 처분 연기…시장 혼란 키운 국토부
국토부 갈팡질팡 고심…"정부가 어떻게든 결론 내렸어야"
입력 : 2018-06-29 오후 3:31:42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외국인 등기임원 재직 문제로 항공운송면허 취소 기로에 몰렸던 진에어의 처분이 수개월 연기됐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진에어에 대한 면허 취소 등 징계 결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진 총수일가 갑질에 대한 국민적 분노, 저비용항공(LCC)시장의 충격파, 고용문제 등을 놓고 제재수위를 고민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가 뜸을 들이는 새 오히려 시장 혼란만 장기화됐다는 지적이 불가피해졌다.
 
국토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김정렬 2차관 주재로 브리핑을 열고 외국인 등기임원 재직 문제가 불거진 진에어에 대해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앞서 조양호 한진 회장의 딸 조현민(미국명 조 에밀리 리) 전 진에어 부사장은 미국 국적자임에도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한진의 LCC 자회사 진에어의 등기임원으로 재직했다. 이는 "외국인은 국적항공사 임원이 될 수 없다"는 항공법령을 어긴 것으로, 항공사의 면허 취소 사유다. 정부는 애초 이날 진에어에 대한 제재안을 발표, 면허 취소 또는 영업 정지 등의 결정을 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토부는 계획과 달리 진에어에 대한 제제수위 결정을 연기했다. 대신 징계를 위한 법적절차에 공식적으로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애초 국토부는 김현미 장관까지 '엄정대처'를 주문, 진에어에 대한 엄격한 처분을 시사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진에어를 퇴출할 경우 진에어 직원 1900여명과 협력사 직원 등 총 1만여명의 실직 문제를 맞게 된다. 또 진에어가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법정싸움의 부담을 져야 한다. 그렇다고 항공법을 어긴 외국인 등기임원 문제를 그냥 둘 경우 '재벌가 봐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결국 정무적 판단 끝에 진에어에 대한 징계는 청문회 등을 통해 정하기로 결론 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진에어에 외국인 등기임원이 재직한 것은 사실이고 면허 결격사유지만, (지금은 조 전 부사장이 등기임원에서 물러나) 결격사유가 해소됐다는 상반된 결론이 도출됐다"면서 국토부 내에서도 진에어의 제제수위를 판단하기 어려웠음을 에둘러 피력했다.
 
국토부 발표 후 진에어는 입장문을 발표해 "청문회 등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회사의 입장과 의견을 밝히겠다"며 "앞으로 안전운항과 향상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고 올바른 기업문화 구축과 고용증대를 통해 사회에 기여, 소비자에 신뢰받는 항공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애초 진에어는 내심 영업 정지나 과징금 처분을 기대하면서도 최악의 경우 면허 취소까지 대비,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처분 연기'라는 의외의 결과에 진에어 관계자는 "청문회를 하겠다는 데 정부에서 통보가 오기 전까지는 향후 상황을 알 길이 없다"며 "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국토부가 항공시장의 혼란만 더 가중시켰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어떻게든 결론을 내렸어야 하는데 시간만 끌면서 진에어 징계에 따른 시장 변수만 더 커졌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는 '진에어의 외국인 등기임원 재직 문제가 지금은 해소됐기 때문에 결격사유가 아니다'라고 하는데, 문제를 낸 당사자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다 면피되는 것이냐"며 "정부는 여러 가능성을 고민했다지만 핑계거리"라고 꼬집었다. LCC 시장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일부 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며 과도하게 보호하는 작태가 다시 드러났다"며 "신규진입 사업자에는 온갖 기준을 엄격히 하고 기존 사업자의 퇴출을 유보하는 것은 불공정한 처사"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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