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연 3.7%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지난 2014년부터 다섯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해 저금리시대를 조성하기 이전 수준까지 치솟은 것이다. 특히 저소득·저신용자들이 주로 찾는 신용대출과 제2금융권 대출금리 상승폭이 가팔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가계가 금리 상승기의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 가계대출의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 대비 3bp(1bp=0.01%포인트) 상승한 연 3.75%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9월(3.76%) 이후 3년8개월 만의 최고치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49%로 2014년 9월(3.50%) 이후 가장 높았으며 신용대출 금리도 같이 올라 작년 3월(4.61%) 이후 최고 수준인 연 4.56%를 기록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3.75%까지 오른 것은 2014년 9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2014년 8월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2.50%에서 2.25%로 내리고, 향후 2년간 4차례 추가 인하해 1.25%까지 낮춘 바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면서 미국 등 주요국이 정책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한은도 작년 11월 6년5개월 만에 금리인상 대열에 합류하며 금리 상승기로 전환했다. 이에 대출자들이 3년8개월 전과 같은 수준의 금리를 부담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금리가 더 오르면 취약가계를 중심으로 채무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최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살펴보면 작년 3월 기준 고위험가구는 34만6000가구로 1년 전의 31만2000가구에 비해 3만4000가구 증가했다. 고위험가구는 전체 부채가구의 3.1%를 차지했는데 이들이 보유한 부채는 총금융부채의 5.9%에 달한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1.0%포인트 상승하면 고위험가구 수 비중은 현재 3.1%에서 3.5%로, 2.0%포인트 오르면 4.2%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고위험가구가 보유한 부채비중은 5.9%에서 7.5%(+1.0%p), 9.3%(+2.0%p)로 각각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신용대출 금리 역시 주택담보대출 상승세 보다 가팔랐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규제를 피해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확대 영향까지 더해 지난 9개월간 17조원 가까이 폭증한 상황이다.
은행 대출이 여의치 않은 저소득·저신용층이 주로 찾는 제2금융권 대출금리도 크게 올랐다. 새마을금고(4.26%)가 10bp 올라 가장 상승폭이 컸고, 저축은행(10.75%)과 신협(4.89%)은 각각 6bp,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4.13%)은 1bp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신용도가 좋지 않은 서민들이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상품으로 옮겨간 영향이 있다"며 "저축은행은 고금리 가계대출 비중 확대, 신협과 새마을금고는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여파가 가계 및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지역별·차주별 특성 등을 고려한 세밀한 가계부채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금리 상승기에 따른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며 "대출의 질 악화 등으로 가계 원리금 상환 부담이 급증하지 않도록 가계부채 구조조정 속도의 완급 조절에 주력하고, 신용대출 확대 가능성에 대한 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