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코스닥 벤처펀드가 출시 1달만에 2조원이 넘게 설정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흥행세가 지수로는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벤처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2일 기준으로 2조1980억원을 기록했다. 공모펀드의 설정액은 6480억원으로, 사모펀드의 설정액은 1조55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출시 당일과 비교할 때 492.7% 급증이다. 출시 첫날인 지난 4월5일에는 공모펀드 260억원, 사모펀드 3448억원으로 3708억원이 설정된 바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중 하나로 벤처기업에 전체 포트폴리오의 50%를 투자하는 상품이다. 신탁 자산의 최소 15%를 벤처기업 발행주식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고, 나머지 35%는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의 신주 혹은 구주에 투자해야 한다. 이로 인해 코스닥 지수의 상승세도 예견됐다.
하지만 코스닥 지수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출시 당일이었던 지난 4월5일 코스닥은 868.93였으며, 현재 856.34로 1.45% 하락했다. 출시 후 4월17일까지 약 열흘간 상승세를 보이며 900선을 돌파했으나, 흐름이 지속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자금 유입이 더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벤처펀드에 2조원의 자금이 몰리자, 한때 코스닥이 900포인트를 상회하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투자자별 동향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며 “순매수 흐름을 보인 것은 개인투자자들에 불과하며, 기관과 외인은 순매도 흐름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 코스닥 벤처펀드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모펀드의 순매수도 적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5일부터 5월4일까지 사모펀드의 순매수는 127억원에 불과하다. 코스닥 벤처펀드만이 아닌 전체 사모펀드에서의 자금유입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사실상 사모펀드의 자금 유입은 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벤처펀드 자금이 메자닌(CB, BW), 프리 IPO, 채권 등에 투자될 수 있기 때문에 예상보다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늦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는데,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증시에 유입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있다. 하인환 연구원은 “벤처기업들의 메자닌 발행 규모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코스닥 벤처펀드의 시장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질 경우, 결국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4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1.12% 하락한 856.34에 마감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