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회계처리 위반 논란으로 휘청거리고 있지만 투자자들에게 정보와 분석을 제공해야 할 증권사들은 조용하기만 하다. 불과 얼마 전 실적 부진과 고평가 논란에도 앞다퉈 '매수'를 외치던 것과 정반대 모습이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 감리 결과 회계처리 위반으로 잠정 결론내렸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난 1일 이후 나온 관련 보고서는 3개다. 1분기 실적 발표가 있던 지난달 발간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보고서 11건의 4분의 1 정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장 예상치 250억원의 절반도 안되는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증권사들은 실망이나 걱정하지 말고 매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 위반으로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악재인 실적 부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 반면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는 사실상 침묵하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단순 회계처리 규정 위반이 아닌 고의적 분식회계를 했다고 보고 있다. 최종 판단은 금융위원회가 하지만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 위반을 입증할 자료와 정보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강조하고 있는 만큼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제재수위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식시장에서 거래정지 되거나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도 될 수 있다.
A증권사 연구원은 "애널리스트가 어떤 의견을 내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며 "실적은 수치가 있지만 금융당국의 제재 같은 경우 기업에 미칠 영향을 정확하게 추정하기 어려워 어떤 얘기를 하는 게 쉽지 않고 특히 보고서를 내는 것은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기업과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증권사가 침묵하는 사례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만 해도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가 터진 후 관련 보고서는 2건 밖에 없었고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을 향해 물컵을 던졌다는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에 대한 보고서는 1건 뿐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는 것도 현실이고 투자자의 항의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라 애널리스트들이 부정적 영향에 대해 언급하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도 아픈 현실"이라고 말했다.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감독원의 감리결과와 관련해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심병화 상무의 발표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