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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에 첫 '검찰출신' 유력…금융개혁 칼 빼드나
연이은 비금융·관료 파격인사…대통령 "금융적폐 청산" 의지 부합
입력 : 2018-05-03 오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보름 넘게 공석으로 있는 금융감독원장에 김오수 법무연수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오수 원장이 금감원장에 임명되면 첫 검찰출신 금감원장이 탄생하게 된다. 금융 경력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그만큼 현 정부가 '금융적폐 청산'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해석이 동시에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기식 전 금감원장이 지난달 16일 사퇴한 이후 공석인 금감원장 선임이 이번주 내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이번 주일지, 다음 주일지 모르지만 오래 안걸릴 것"이라고 밝힌 만큼, 오는 4일에는 발표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김오수 법무연수원장과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 등이 최종 검증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과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등도 이름을 올렸지만, 관료 출신 발탁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김오수 법무연수원장 인선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도 김 법무연수원장 인선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김 법무연수원장은 법조계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는 광주 대동고 동문이며,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천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등을 거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부문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있으면서 당국 내부에서도 충격이 컸다"며 "금융권이나 당국을 개혁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인데, 그 기준에 부합하는 인물은 김 법무연수원장 아니겠나"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은 김기식 전 원장 사퇴 논란 당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줘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법무연수원장의 급부상에 대해 김영문 관세청장과 비교하기도 한다. 김영문 청장은 부장검사 출신으로 지난해 7월 관세청장에 올랐다. 김 청장은 재벌가 자택을 처음으로 압수수색하는 등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 및 탈세 의혹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권 채용비리와 삼성증권사 배당오류 사건, 금융그룹 통합감독 등으로 금융사에 엄정한 조사와 제재를 가하기 위해서는 검사 출신이 필요하다는 정부 내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흥식 전 원장부터 시작해 김기식 전 원장까지 금감원장 인선을 보면 금융부문 뿐만 아니라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슈 등 재벌 금융그룹까지 감독할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는 것"이라며 "젊잖은 관료 출신이나 학자 출신으론 부족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 경력이 전무한 검찰 출신의 금감원장 기용 가능성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관료조직의 생리로부터 자유로운 외부 출신이 오면 보다 독립적인 감독기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면서도 "금융개혁을 명분으로만 내세워 검찰 출신을 선임한다면 금감원이 사정기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김오수 법무연수원장.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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