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BRT)가 개통한 지 3개월이 지난 가운데 서울시 당초 목표인 버스 속도 개선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일 출근길에 만난 시민 대부분은 종로 BRT로 인해 출퇴근 시간이 한결 빨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평소 260번을 이용해 중랑우체국역에서 충정로역까지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민희(33·여)씨는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 개통 후 집에서 10~15분 정도 늦게 나온다”며 “아침에 애기 얼굴 한번 더 보고 나올 수 있는 여유 정도는 생긴 거 같다”고 말했다.
271번을 타고 통학하는 대학생 여욱민(22)씨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여씨는 “한창 공사 중일 때는 차도 밀리고 짜증이 많이 났는데, 지금은 시간이 줄어든 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흥인지문 교차로까지 약 2.8km 구간에 총 15곳(외곽방향 8곳, 도심방향 7곳 등 )의 중앙버스정류소와 횡단보도 8개를 설치했다.
시는 지난해 종로 BRT를 발표하면서 버스 속도가 기존 13.5km/h에서 17.7km/h로 약 31%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통계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시는 자전거 도로 등 마무리 공사가 끝나는 대로 실제 데이터를 측정할 예정이다.
특히, 해당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기사들의 만족감도 높아졌다. 21년째 217번을 운행하고 있다는 버스기사 김종상(61)씨는 실제로 속도가 개선됐냐는 질문에 흐뭇한 미소를 띄웠다. 김씨는 “동대문역부터 종로를 통과할 때는 확실히 속도가 빨라졌다”며 “전체 노선을 1번 운행하는데 평균 4시간 정도 걸렸다면 지금은 15~20분정도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BRT개통 후 가장 좋은 점으로 차선바꾸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점을 꼽았다. 김씨는 “BRT가 생기기 전 출퇴근 시간에 가변차로로 접근하려면 불법주차된 차량에 택시까지 뒤엉켜 엉망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종로 BRT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박철우(31·여)씨는 종로 BRT가 생기고 나서부터 교통체증이 더 심해졌다며 언성을 높였다. 박씨는 “안 그래도 좁은 도로에 계속해서 버스차로를 만들고 자전거 도로 만들면 우리같이 차를 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고 이러는 거냐”며 BRT정책을 에둘러 비판했다.
택시기사 이모(56)씨도 “종로에 BRT가 생기고 나서부터 차가 막히는 걸 아는 손님들은 아예 타지를 않으려고 한다”고 답답해했다.
이 같은 일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향후 시는 BRT를 늘려 서울의 교통체계를 대중교통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시는 동작대로 BRT를 사당역에서 과천대로 남태령고개까지 연장하는 공사를 시작한데 이어 한강대교 북단에서 노들역 교차로 사이 1.5㎞ 왕복 8차로 구간에도 BRT를 설치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종로 BRT개통과 관련해서는 교통여건이나 노선별 이용객수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노선조정을 추가 검토해 시민들 불편을 최소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30일 시민들이 서울 중구 광화문역 중앙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