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정유업계가 중국 수급동향에 안테나를 바짝 세우고 있다. 글로벌 주요 석유 수요처인 중국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중국 국영 석유회사들은 정제시설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에서는 중국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 따른 수출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지만, 역내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 우려가 적지 않다.
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국의 4대 국영 석유회사의 정제가동률은 84%(일일 824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1월의 80%에 비해 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전년 2월 82%에 비해서는 2%포인트 올랐다. 이번 수치는 중국 4대 석유회사인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Sinopec)와 중국중화집단공사(Sinochem),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산하 35개 업체에 대한 통계다.
석유회사의 정제가동률이 증가했다는 것은 석유제품을 많이 생산했다는 뜻이다. 이는 달리 생각하면 석유제품 수요가 많아져서 원유 정제작업이 늘어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4대 국영 석유사는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석유회사들이다. 업계에서는 춘제(春節)를 전후로 늘어난 자동차, 난방 관련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대형 석유회사들이 정제가동률을 높여 수요를 맞춘 것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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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요 시장인 중국의 수급동향 변화에 국내 업체들도 주시하고 있다. 일단 석유 수요증가가 3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져 석유제품 수출 기대감도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하게 본다면 여전히 중국 내 석유제품 수요를 기존 공급으로는 따라가지 못해서 국영 석유회사들의 정제가동률이 높아진 것"이라며 "중국 내 가동률 상승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국내 업체들에는 호재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역내 공급과잉 우려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국영 석유사들이 정제가동률을 높인 것은 정제마진이 현재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을 기준으로 배럴당 8달러선에 이를 정도로 높아진 게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중국에서 석유제품 생산이 증가한 만큼 동남아 등으로 수출될 물량도 상당할 텐데 그에 따른 공급과잉과 경쟁 심화, 가격과 마진에 대한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중국 내 수요다. 정제가동률이 높아졌는데 이를 받쳐줘야 할 수요가 따라주지 못한다면 결국은 재고만 쌓이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정제마진이 떨어진다. 업계에서는 2015년 석유시황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석유제품 수요가 늘자 석유회사들은 정제가동률을 높였는데, 단기적으로는 이득이었겠지만 결국 제품공급이 수요를 넘어서자 이듬해인 2016년 정제마진이 하락해버렸다"며 "2월 정제가동률만 가지고 시황을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상반기 중국 내 수급동향을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