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중국발 환경규제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순풍을 맞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대기오염 유발업종에 대한 생산억제와 노후시설 교체를 추진 중인데, 석화업계가 집중 규제대상이다. 이런 동향을 잘 보여준 게 폴리염화비닐(PVC)이다. PVC는 규제에 따른 중국 내 공급 감소로 가격이 급등, '중국 내 거래가격(C&F FEA)' 기준으로 4년 만에 최고가를 다시 썼고 한화케미칼과 LG화학 등 국내 업체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26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중국 내 PVC 가격은 톤당 980달러로, 2월1일(920달러)에 비해 한달새 60달러 올랐다. 2014년 10월 톤당 1000달러 이후 41개월 만에 최고치다. PVC 값은 2015년 12월 톤당 715달러를 기록한 후 구간별로 등락을 겪기는 했으나 전체 추세로는 우상향 흐름이다. PVC 가격 상승세는 중국발 환경규제에 따른 나비효과다. 일상생활을 비롯해 건설업과 각종 산업자재 등에서 PVC 수요가 지속적으로 생겨나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PVC 공급자인 중국의 공급량이 수요를 못 따라고 있다.
PVC는 일상에서 흔히 비닐이라고 부르는 플라스틱 소재다. 기본적으로 플라스틱이지만 유연성과 탄력성이 높아 호스, 파이프, 비닐하우스, 바닥 장판재 등에 두루 쓰인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대기오염 등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PVC 생산시설이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업체가 원유를 기반으로 PVC를 생산하지만 중국은 석탄을 분해해 PVC를 추출하고 있다. 석탄 자체도 환경오염이 심하지만 석탄에서 PVC를 생산하는 공법도 오염물질 배출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은 비용절감을 이유로 7~80%가 석탄을 원료로 PVC와 부산물인 가성소다를 생산한다"며 "환경규제에 따른 석탄값 급등으로 채산성과 가격경쟁력이 악화됐고, PVC 설비 폐쇄도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중국 PVC 설비의 30%가 폐쇄된 것으로 분석한다.
사진/뉴스토마토
현재 국내 석화업계는 당분간의 PVC 시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지난 22일 한화케미칼은 경영실적 설명회를 열고 올해 시황과 관련, "PVC는 중국의 환경규제 정책과 제한적 증설 등의 영향으로 수급이 우호적일 것"이라며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화학도 1월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중국의 환경이슈로 PVC 가격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상반기까지는 PVC 가격이 지금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공급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규 PVC 설비 허가를 내주지 않을 만큼 환경규제와 구조조정 의지가 단호하다"며 "상대적으로 국내 PVC 시황이 구조적 호황 국면에 진입했고 당분간 상당한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