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조희진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및 피해 회복 조사단' 단장(서울동부지검장)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열린 마음으로 청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부전문가의 진상조사 직접 참여에 대해서는 ‘불가’입장을 확실히 했다. 이와 함께 조사단 구성에서 외부인원은 배제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조사결과가 미진할 경우 ‘셀프조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진상조사단에 외부전문가를 포함시킬 것을 권고한 대검찰청 검찰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어서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조 단장은 1일 서울동부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총장께 조사단 위에 조사위원회를 만들어서 조사과정을 수시로 위원회에 보고하고 조언을 듣도록 하자고 건의를 드렸다”며 “위원회도 자문 차원이 아니라 책임있는 시각으로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곧 조사위원회가 그런 식으로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적어도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조사라는 것은 저희가 결정하는 것이다. 조사위원회라 함은 조사에 대한 의견을, 조사가 다 끝난 다음에 얘기를 듣는 것 보다 (조사 전이나 조사 중에) 위원회 권고사항이나 이런 것을 충분히 듣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이고, 그런 원론적인 취지로 총장께 건의를 드렸다”고 설명했다.
조 단장은 조사위원인 외부전문가들이 조사를 참관하는 것 자체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서지현 검사 사건의 경우 서 검사는 검찰 내부직원이다. 검찰은 감찰 조사과정도 있고 검사들에 대한 조사권한이 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도 있다. 누구를 마음대로 부르고 그러는 것은 우리나라 법이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예를 들면 피해자 변호인의 참여권이 법으로 허용되지만 조사권한이 없는 사람이 목격자로 참여하고 이런 것은 검토는 해야 하는데,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조사위도 법으로 정한 것이 아니다. 내부적으로 구성한 것이다. (민간인인 외부인이 조사에 참여하는 것은) 법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 허용되는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취재진이 “그렇기 때문에 셀프조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그런 우려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한인섭 서울대 교수)는 전날 ‘검찰 내 성폭력관련 권고안’을 마련해 박상기 법무부장관에게 전달하면서 검사 상대의 전수조사와 ‘외부전문가에 의한 진상규명위원회 구성과 조사’를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법무·검찰개혁위 권고 후 자신의 SNS에서 검찰의 ‘셀프조사’를 우려하면서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부조사만으로서는 '아마 성폭력은 있었는데, 주위사람들은 그런줄 잘 몰랐고, 묵살의 압력은 없었던 것 같고, 인사불이익은 약간 애매한데 반드시 있었다고 보기는 좀 어렵다'...이런 정도의 결론 나올 거라고 걱정하는 소리가 벌써 들립니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의 용기를 북돋우고 적극 증언해내기 위해서는 내부기구로 신뢰성 얻기 어렵다는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 내에는 유능한 성폭력전담검사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실제 조사를 하되, 방향과 결정은 외부전문가가 주도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조 단장의 이날 발언은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를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무·검찰개혁위 권고에 뒤 이어 나온 대검 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전 재판관)는 진상조사위가 아닌 진상조사단에 외부전문가를 포함시킬 것을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권고했다. '셀프조사' 우려로 법무·검찰개혁위 권고보다 한발 더 나간 것이다.
대검 검찰개혁위는 전날 제7차 권고안 발표에서 ‘검찰 내 성폭력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하면서 “검찰이 구성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에 외부전문가 참여를 보장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전체 검찰구성원을 대상으로 성폭력 피해사실 등을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총장은 “위원회의 권고안을 존중하여, 심도 깊게 조사하고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검찰은 대검 검찰개혁위가 아닌 법무·검찰개혁위 권고를 받아들인 셈이다. 각 개혁위의 권고는 말 그대로 권고적 효력만 있을 뿐 강제성이 없다.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폭로한 성추행 사건의 진상 조사를 맡게 된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 대회의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