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강동원 불패’가 공식으로 성립됐다. 최근 몇 년 동안 그가 출연한 영화 모두가 손익분기점을 넘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일부 영화에선 ‘강동원 신드롬’까지 이어졌다. 영화적 결함과 빈틈이 보이더라도 ‘강동원’ 이름 석 자로 모든 것이 해결됐다. 따지고보면 강동원이란 배우의 파급력이 가져온 장단점이 될 듯 하다. 작품 전체의 완성도가 우선이겠지만 강동원의 존재감만으로도 이를 덮어버리는 효과가 나온다. ‘작은 것이 큰 것을 덮어버리는’ 마케팅 효과. 즉 잠재적 예비 관객들마저 끌어 들이게 만드는 ‘강동원 효과’는 이번에도 유효할 듯 하다.
◆ 장르 불패
배우는 연기 스타일과 본연의 캐릭터에 따라 최적화된 장르가 분명 있다. 간혹 장르를 넘나들며 파격 변신을 하기도 하지만 이런 패턴은 언제나 유효하다. 그런 점에서 강동원의 장르 불문 소화력은 ‘갑 오브 갑’으로 통한다.
2014년 여름 시즌에 개봉한 ‘군도’에서 강동원은 서늘한 느낌의 악역 ‘조윤’으로 분했다.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탐관오리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의적들의 활약상을 그린 내용이었다. 그는 악역이었지만 나름의 이유와 동정심을 갖게 하는 ‘색다른 악역’을 선보였다. 조연이면서도 주연급의 존재감은 ‘군도=조윤=강동원’의 공식을 만들어 냈다.
강동원의 존재감이 절정에 달한 작품은 국내 상업영화에 ‘오컬트’란 장르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검은 사제들’에서다. 악령에 휩싸인 소녀를 구하기 위해 신부(김윤석)를 보조하는 보조사제로 등장했다. 그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상영관은 탄성을 지르는 관객들로 붐볐다는 후일담은 유명했다. 화면 가득 등장한 그의 모습은 ‘신비로운 사제’의 모습을 고스란히 표현해 냈단 평을 받았다. 장르에 대한 낯섬도 순식간에 불식시켰다.
사기꾼으로 변신한 강동원의 모습도 관객들의 홀릭시키기에 충분했다. 누명을 쓴 검사와 꽃미남 사기꾼의 버디 플레이가 돋보였던 ‘검사외전’은 무려 970만 관객을 끌어 모았다. 강동원의 어수룩하지만 묘한 설득력을 돋보이게 하는 외모는 여성 관객들의 절대 호감을 불러 일으켰다. 남성 취향의 버디 무비이지만 여성 관객들이 극장가로 몰린 이유도 ‘강동원의 힘’이라고 보는 데 이견은 없었다.
냉철한 검사로 출연해 할리우드 스타 이병헌과 연기 대결을 선보인 ‘마스터’에선 특유의 날카로움이 힘을 발휘했다. 모델 출신이지만 안정된 연기력은 이병헌의 그것과 절대 뒤지지 않았다. 한국과 동남아를 넘나들며 선보인 두뇌 싸움과 액션신은 여느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힘을 발휘했다. ‘강동원의 수사극은 무조건 옳다’는 언론과 평단의 호평이 나온 것은 당연했다.
개봉을 앞둔 ‘골든슬럼버’ 역시 마찬가지가 될 듯하다. 무려 7년 전부터 강동원이 점찍었다는 이 작품은 동명의 일본 소설이 원작이다. 한순간 대통령 후보 암살범으로 지목된 택배기사 ‘건우’로 분한 강동원은 소탈한 소시민에서 대한민국 모두에게 쫓기는 희대의 암살범이 된다. ‘한국판 도망자’를 연상케 할 ‘골든슬럼버’를 통해 또 한 번 강동원의 장르 불패가 성립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 유니폼 불패
강동원을 향한 또 하나의 흥행 공식은 바로 ‘유니폼’이다. 그가 특별한 옷을 입고 나오면 흥행에 성공한단 충무로 속설이 생겨났을 정도다. 9등신 기럭지가 발휘하는 옷빨이 비주얼적으로 영화에 플러스요인이 만들어 낸 셈이다.
‘군도’에서의 도포 액션은 악역이었지만 흡사 춤사위에 가까울 정도였다. 악행을 저지르는 장면에서도 그의 펄럭이는 도포 자락은 관객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검은 사제들’ 속 사제복은 이제 충무로에선 전설에 가까울 정도다. 극중 사제복을 입고 향을 피우며 걸어오는 클로즈업 장면은 남녀 관객 모두의 오감을 마비시킬 정도였다.
죄수복을 입은 ‘검사외전’ 속 강동원은 또 어땠나. 대한민국 배우 중 죄수복을 가장 스타일리쉬하게 소화한 그의 피지컬은 연출을 맡은 감독 입장에서도 사실 고민이었을 것이다. ‘마스터’ 속 수트는 두말하면 잔소리에 가까운 옷빨을 자랑한 강동원이다.
‘골든슬럼버’에선 택배기사다. 흔히 볼 수 있는 택배기사의 조끼와 헝클어진 듯한 편안한 헤어스타일. 여기에 5kg 이상 증량한 몸매. 기존 강동원의 모습과는 분명 다르다.
그가 ‘장르 불패’ ‘유니폼 불패’ 두 가지 공식을 다시 한 번 입증시킬지 지켜보는 재미도 충분할 듯하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