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한미 FTA 재협상, 북핵에 따른 안보 리스크 증가로 제도적 환경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최근 상법개정안 대부분이 규제 위주이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30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최근 상법의 주요 쟁점과 해법’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도출된 정책방안이 국회 논의과정에 반영되길 기대했다.
이날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경제연구원 등은 ‘최근 상법의 주요 쟁점과 해법’을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정계를 비롯해 업계, 학계 등 300여명이 참석했으며, 섀도보팅 폐지에 따른 주주총회 정상화 방안과 자기주식 취득·처분 규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홍복기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섀도보팅 폐지에 따른 의결권 제도가 검토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섀도보팅은 주권을 발행한 회사가 예탁결제원에 요청하는 경우, 예탁결제원이 주주총회 참석 주주의 찬반비율에 따라 중립적인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였다. 정족수 미달로 주주총회가 무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했지만, 섀도보팅이 주주총회 의안승인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고,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악용돼 폐지될 예정이다.
홍 교수는 “올해 말에 섀도보팅 제도가 폐지될 예정인데, 각종 대비책 마련에 고심 중인 재계에서는 주주총회 결의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그는 3%룰 적용, 전자투표·서면투표의 낮은 이용율, 주주총회 개최일 집중화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3%룰이란, 감사 선임시 모든 대주주는 3%를 초과하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제도다.
이에 대해 그는 “3%룰은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제도"라며 "적대적 인수합병(M&A) 세력이 연합해, 감사를 선임하는 역효과 발생할 수 있고, 집중투표제와 연결시 소수주주 추천감사가 과반수룰 차지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30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최근 상법의 주요 쟁점과 해법’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사진/신항섭 기자
또 국회서 계류 중인 자기주식 관련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해당 법안들은 ▲일정한 경우의 자기주식 처분강제 ▲자기주식 처분방법 제한 ▲회사 인적분할 시 자기주식에 대한 신주배정을 금지 등이다.
이에 대해 이철송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개정상법은 자기주식을 자산으로 취급하는데, 자기주식의 처분을 강제하는 것은 상법의 기본적인 입법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또 처분방법을 제한하는 법안을 살펴보면 처분에 있어 ‘상대방 공정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내용은 인정하나, 규율이 필요하다면 한국거래소에서의 처분 원칙으로 하는 것이 족하다”고 조언했다. 분할시 신주배정 금지에 대해 이 교수는 “마치 지배주주에게 새로운 지배력이 추가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면서 “동 개정안은 불필요한 입법”이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기업에게 지나친 규제 부담을 지우는 것은 국민들의 생활과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장과 김재철 코스닥협회장도 주주총회 정상화 방안의 마련과 우리 기업의 경영권 방어 환경이 주요국 수준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 상법의 주요 쟁점과 해법’ 세미나에 참석한 발표자와 패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정운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김재철 코스닥협회 회장,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 권성동 국회법사위 위원장, 홍복기 연세대 교수,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권태신 한경연 원장. 사진/코스닥협의회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