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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건물 화재원인 불명…임차인, 임대인에게 손해배상 의무 없어"
대법 "'화재원인-관리의무 소홀-손해발생' 인과관계 없다면 책임 못 물어"
입력 : 2017-11-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상가 음식점에서 시작된 불이 옆 카페로 옮겨 전부 태웠더라도 화재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음식점 주인은 임대인은 물론 카페 주인에게도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메리츠화재가 화재가 시작된 음식점 주인 윤모씨, 윤씨와 화재보험 계약을 맺은 삼성화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앞선 판례를 인용해 “임차인이 임차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임차 건물 아닌 건물 부분까지 불에 타 임대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한 것이 명백하고, 그로 인해 임차 외 건물 부분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었다면, 임차 외 건물 부분 손해가 임차인의 의무위반에 따른 통산손해에 해당하거나 임차인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면 임차인은 임차 외 건물 부분 손해에 대해서도 임대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경우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해 화재와 관련된 계약상 의무위반이 있었고, 그 의무위반이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 배상해야 할 손해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은 임대인이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우 화재가 윤씨가 임차해 영업 중인 음식점에서 발생하기는 했지만 발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윤씨가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해 화재가 발생한 원인을 제공하는 등 화재 발생과 관련된 계약상 의무위반이 있었다는 점에 관한 증명 역시 없기 때문에 화재로 임차 외 건물부분인 커피숍에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윤씨에게 채무불이행에 따른 배상책임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화재 발생 원인이 불분명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윤씨가 음식점의 보존에 관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한 데에도 커피숍이 불에 타 임대인에게 발생한 손해까지도 배상할 의무가 있고 삼성화재도 윤씨의 보험자로서 임차 외 부분에 관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2011년 8월 윤씨가 임차를 얻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옆에 있던 커피숍 등 상가건물 내부 전체가 불에 탔다. 경찰은 화재 현장 감식 결과 음식점에서 발화된 것으로 보이는 전선 3점을 확보했으나 이것이 화재 원인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었다.
 
커피숍 주인 김모씨와 화재보험계약을 맺은 메리츠화재는 김씨와 임대인 박모씨 등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윤씨와 삼성화재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냈다. 1, 2심은 윤씨 식당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실은 맞지만 정확한 화재원인을 알 수 없다면서도 윤씨가 임차건물에 대한 보존관리 업무 등을 소홀히 했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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