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국내 하도급 계약 10건 중 6건은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음결제기일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데다 이에 따른 금융비용도 10건 중 7건은 수급사용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소제조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7 중소제조업 하도급거래 실태조사' 결과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가 58.2%로 조사됐다. 또 표준계약서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중 41.1%는 발주서·메일 또는 구두로 위탁이 이뤄졌다. 이같은 경우 불공정행위가 발생할 경우 수급사업자의 피해구제가 쉽지 않다.
실태조사 결과 중소제조업체들은 가장 빈번하게 경험하는 원사업자의 의무행위 위반사항으로 서면발급 의무 위반(54.2%), 선급금 지급 의무 위반(37.3%)을 꼽았다.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간 계약에 필요한 정보가 사전에 원활히 공유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하도급거래가 불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5.6%로, 2016년 11.2%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도급대금의 평균 수취기일이 현금은 33.2일인데 반해 어음은 평균 수취기일 34.4일과 평균 만기 75.3일을 합한 총수취기일이 109.7일로 조사됐다. 법정 대금 지급 기한보다 약 50일 초과된 수치다.
납품일 기준 60일을 초과해 어음결제가 이루어질 경우 법정할인료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법정할인료를 받지 못하는 업체는 70.9%로, 어음결제에 따른 금융비용을 수급사업자가 자체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제조업체가 지급받는 하도급대금의 결제수단별 비중은 현금(현금성 포함) 77.9%, 어음 21.8%였다.
또 제조원가가 오른 업체는 10곳 중 5곳(49.8%)인데 반해, 납품단가가 오른 업체는 10곳 중 2곳(17.8%)에 불과해 중소제조업체가 느끼는 제조원가 인상 압박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공정 하도급거래의 개선방안(복수응답)으로는 '법 위반사업자에 대한 처벌 강화(49.6%)', '법·제도 개선(47.8%)', '주기적 실태조사 및 직권조사 실시(34.6%)', '원사업자에 대한 공정거래 의무교육 실시(22.2%)'로 조사됐다. 아울러 수급사업자의 불공정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선 '징벌적 손해배상 강화 및 확대(50.6%)', '하도급법상 손해배상 절차 도입(19.8%)', '손해배상 소송 시 법률지원 강화(18.6%)'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하도급 불공정행위는 계약체결 단계에서 계약조건이 원활히 공유되지 않거나 협의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 확산 등을 통해 거래 당사자 간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중소제조업체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어음제도에 대해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불공정 하도급거래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단위 %). 자료/중기중앙회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