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국회가 내년 예산안 심사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 부담을 재정으로 지원하는 내용에 대해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지원금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재 나온 재정지원 대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한편으로 팽배한 상황이다.
지난 3일부터 국회는 예산안 심사에 들어갔다. 13일까지 종합정책질의와 부별심사, 14일 이후 소위심사, 12월2일 본회의에 나선다는 일정이다. 이중 특히 중소기업계에선 전체 예산 429조원 중 3조인 최저임금 인상 지원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여야가 예산지원을 두고 팽팽하게 대립한 가운데 업계에선 일단 "내년 최저임금 인상이 확정된 만큼 3조원마저 투입되지 않으면 힘들어질 것"이라면서도 "지원금 투입으로 해결하기엔 정부 지원금액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눈에 띈다. 소상공인 측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 경영 여건이 현재 너무 열악하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가운데 중견기업과 소기업·소상공인 사이 온도차도 일부 느껴진다. 중견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중견기업이 제일 걱정하는 것은 초임임금 상승에 따라 기존 임금도 결국 올라가게 된다는 부분"이라면서 "사실 제조업 하는 분들은 최저임금 지원 예산안 자체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별로 안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내놓은 최저임금 인상분 지원 기준을 보면 ▲고용보험 가입 ▲최저임금 준수 ▲30인 미만 사업장을 충족하는 사업주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30인 정도면 규모가 꽤 큰 곳이라며 중소기업의 최저임금과 소기업·소상공인의 최저임금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타트업 기업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사실 예산안으로 모두를 지원한다는 게 불가능하다. 혜택은 저희한테 온다고 보진 않는다. 체감하지 못할 것"이라며 "저희 같은 작은 기업에선 정책적인 부분을 맞추기가 쉽지는 않다. 복지나 연차나 최저연금이 많은 스타트업은 없을 것"이라며 "직원들을 당연히 챙기고 싶어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이 같은 산업군이 중소기업에 같이 분류되면 어차피 못 따르게 되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정책 수립시 정부의 관점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정부에서 진행하는 창업지원사업이 굉장히 많았는데 결국 정부 측에선 사업자등록을 몇 개 했는가, 채용을 얼마나 했느냐 하는 수치로 환산되는 부분에 집중한다. 기업에서도 결과를 금방 뽑아낼 수는 있다"며 "아쉬운 점은 정책에 대한 고민이 덜 됐다는 생각이다. 최저임금 인상분 지원도 몇 명한테, 누구한테, 어떻게 어떤 조건으로 가는지에 대해 세밀하게 들여다봤으면 한다"고 전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예산을 깎고 안 깎고가 문제가 아니고 최저임금 예산안이 합리적인가, 예산이 경쟁력 강화나 혁신을 위한 것이냐 아니면 그냥 단순한 보전책이냐의 문제다. 소상공인에게 정작 필요한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소공인특화지원사업은 예산이 깎였다. 정부 정책이 우리가 체감하고 있지 못하는 쪽으로 가고 있어 전반적으로 우려스럽다"며 "소상공인들의 상황이 절박하다고 해서 대책을 내놓는 것인데 당사자들이 협의 주체가 돼야 한다. 정부가 우리 안에서도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보전 예산안을 두고 여야가 격돌 중인 가운데 업계에선 지원규모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한편 최저임금 대책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문현근, 김종인 등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들이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을 만나 면담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