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코스피가 2500선을 돌파하며 유례없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시장의 열기를 코스닥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지원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기관이 코스닥 시장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제공하고 혁신기업들의 상장을 용이하게 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들어 잇따라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19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혁신성장을 위해 ▲창업지원 강화 및 재창업 활성화 ▲성장자금 확충 ▲일관성 있는 규제개혁 ▲제2의 벤처붐 조성 등을 언급했다. 당시 최 위원장은 "벤처투자 자금 조달에 있어 코스닥시장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26일에는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벤처기업, 증권사, 크라우드펀딩 등 민간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어 장기 주식투자에 대한 세율을 낮추고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인센티브를 논의했다. 금융당국의 코스닥 드라이브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이날 간담회의 주요 내용은 ▲신규 벤치마크 지수 개발을 통해 연기금 투자 확대 유도 ▲상장제도 전면 재정비 ▲세제 인센티브 방안 등이다. 금융위가 코스닥 시장에 중점을 두는 것은 그동안의 자본시장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모험자본으로 미래 혁신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시장 본연의 기능은 미흡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국은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을 균형 있게 반영한 신규 벤치마크 지수를 개발해 국민연금공단과 기관 투자자들이 코스닥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내 국민연금 비중은 1.3% 수준으로 지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에 당국은 정부가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공적자금을 코스닥 투자에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의 코스닥 활성방안. 제작/뉴스토마토
또 성장 잠재력이 큰 혁신기업들의 원활한 시장 진입을 위해 상장제도 전반을 재정비할 것임을 밝혔다. 이는 도입 이후 아직까지 구체적 사례가 없는 코스닥 '테슬라 상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세제 인센티브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으나, 장기 주식투자에 대한 세율을 낮추고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인센티브 정도로 언급됐다. 김 부위원장은 “코스닥 등 자본시장 투자자와 기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방안에 대해 관련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실장은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선 벤처기업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코스닥 기업들을 의미한다”면서 “코스닥을 육성하기 위한 모험자본이 형성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며, 정부도 이를 감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이 코스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시장이 기대하는 정책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코스닥 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정부가 제 2의 벤처붐을 조성하기 위해 코스닥을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유동성 공급 창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이 불공정거래 감시와 부실기업 사전 예고 등 건전화 방안이었지만, 이번 정부의 정책은 직접적인 시장 부양을 시사하고 있어 가장 강력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6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벤처기업, 증권사, 크라우드펀딩 등 민간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어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논의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