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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 패러다임을 바꾸자)③중기 정책자금, 반짝 지원 그치거나 중복 지원
박근혜정부, 기술검증 안되는 '기술금융'…이명박정부, 대기업 지원된 '녹색금융'
입력 : 2017-10-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정부가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며 내놓는 중소기업 정책금융은 반짝 지원에 그치는 일이 정부가 바뀔 때마다 되풀이 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중소기업을지원하기 위한 녹색금융과 창조금융을 각각 내세웠지만 법적 지원, 감시 부재 등 문제점을 낳았다.
 
우선 박근혜정부는 기술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며 기술금융을 내세웠지만 현재 시들해진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2014년 6월, 담보나 보증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기업의 기술력과 지식재산에 기반한 자금공급을 선언하며 기술금융을 도입했다. 여기에 금융사의 적극동참을 유도한다는 명목으로 실적이 높은 은행을 대상으로 정책금융지원 같은 인센티브도 제공했다.
 
그러나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운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내 6대은행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IBK기업·NH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기술금융 대출 현황’ 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이들 은행의 기술금융 총 대출잔액 97조4292억원 중 담보·보증 비중이 71.7%를 차지했다. 신용대출은 28.3%에 그쳤다.
 
기업은행의 2분기 기준 기술금융 대출 잔액은 총 34조5710억원이었으나 신용대출 비중은 25.8%(8조9186억원)밖에 되지 않았다. 다른 6대 은행 평균(28.3%)에 못 미친 것이다. 이외 우리은행은 37.3%, 신한은행 37%이었지만 그 외 기업은행·KEB하나은행(25.2%) 등 다른 은행들은 30% 미만을 기록했다.
 
기술담보제도의 근거가 되는 법률은 2014년 제정된 ‘중소기업기술 보호 지원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은 기술자료 임치제도를 중소기업 기술보호를 위해 활용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기술자료 임차물을 담보로 대출에 활용하는 세부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동산채권담보법도 지식재산 담보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특허법, 상표법, 저작권법 등을 적용받도록 하고 2개 이상의 지식재산권을 공동으로 담보로 제공하는 경우 등 지식재산권 담보에 관한 특수한 사항만을 규정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상생협력법과 동산채권담보법 개정해 기술자료의 세부 등록절차 등을 규정하고 지식재산권 외에 기술 자료에 해당하는 기술상 정보나 경영상정보 등을 담보권의 대상으로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기술금융의 반짝 지원으로 이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적인 보장 없이 기술만 보고 대출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대출량이 증가할수록 부실대출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가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며 내놓은 녹색금융도 오히려 대기업에 편중됐다는 논란을 낳았다. 당시 정부는 녹색중소기업 금융지원방안으로 출연금 한도를 총 사업비의 75%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연구개발 사업 관리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이를 통해 창업 초기 단계 중소기업에 연구개발(R&D)비에 대한 정부 지원 한도를 75%에서 90%로 확대했다. 그러나 녹색성장에 대한 고민 없이 양적확대만 강요한 정책은 특정기업 또는 대기업 편중으로 이어졌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에 따르면 S사와 L사는 같은 사업명으로 각각 440억6000만원과 305억원을 지원받았다. S사는 산은으로부터 89억6000만원, 정책금융공사로부터 351억원을 지원받았으며 L사는 산은으로부터 10억원, 정책금융공사로부터 295억원을 지원받았다.
 
S사는 정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에서도 1000만달러(111억원)의 녹색금융 지원을 받으며 중복 대출까지 받았다. 이같이 중복 지원으로 혜택을 받은 대기업은 6개에 달한다.
 
L사는 녹색금융으로 2000억원, 신성장동력으로 3300억원을 지원받았다. 이는 중소기업 전체의 지원 금액과 비슷한 규모다.
 
당시 이를 적발한 노회찬 의원(현 정의당)은 "정부가 녹색성장에 대해 충분한 고민 없이 녹색금융의 양적확대를 강요하다보니 특정기업에 중복 지원되거나 대기업에 편중 지원된 것"이라며 "수백억원이 오가는 대기업의 녹색금융 지원에 중복지원 허용은 명백한 차별대우"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정책결정에 직접 타격을 받는 중소기업인들은 정책 방향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라며 "이미 실행되고 있는 제도를 수정하는 것도 좋지만 중소기업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새로운 정책 도입은 필수"라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연 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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