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정부가 지난해 고병원성 AI 이후 상승한 계란값을 잡겠다며 미국산 계란수입정책을 썼지만, 가격안정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운송료 특혜 등으로 수입업자 배를 불리고 시장만 개방한 꼴이라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19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와 ‘KAMIS 농산물 유통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위 의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1월 미국산 수입계란이 국내 시장에 투입된 이후 계란가격은 평년보다 높은 약 7800원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기 전인 2016년 9월 가격보다도 무려 71%나 증가한 금액이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치솟는 계란 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1월 6일 계란수입을 주요 골자로 하는 ‘계란수급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향후 약 6개월간 신선계란과 계란가공품 등 총 9만8000톤을 관세 없이 수입하고, 2월까지 운송비용을 50%를 지원했다.
그러나 실제 수입량은 목표했던 수입물량의 약 8% 수준인 7428톤밖에 이뤄지지 않는 등 수급에 차질을 빚었다. 그로 인해 계란값도 안정시키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정부 지원만 받은 수입업자만 이득을 챙긴 셈이다.
특히 농식품부는 수입을 통한 국내 계란시장가격을 어느 선까지 안정시킬 것인지에 대한 계획조차 없었다는 점에서 비판이 예상된다.
농식품부는 계란 수입 이후 목표했던 국내 계란 시장가격을 묻는 위 의원의 질문에 “국내시장 안정 목표가격은 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계란수입을 준비하면서 시장 가격 안정선에 대한 정부차원의 고민이 없었음을 시인한 것이다.
위 의원은 “섣부른 계란 수입정책이 가격안정이라는 당초의 목적달성은 뒤로 한 채 변죽만 울렸다”면서 “거의 100% 자급 구조인 국내 계란시장에 ‘개방’과 ‘시장교란’이라는 불씨만 키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갈등의 뇌관으로 발전할지 모른다는 농가들의 우려 역시 적지 않다”며 “AI와 같은 가축질병으로 인해 계란을 비롯한 축산물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 정부는 지난 정부와 다른 근원적 처방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계란 수입정책에 따라 마트에 진열된 미국산 하얀계란. 사진/뉴시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