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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갈라파고스 빗장 풀자)②글로벌 운용사 이탈 '관망' 안돼
"크로스 보더·과세 형평성·역외 원화거래 불편"
입력 : 2017-09-12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2000년대 초반 참여정부는 '동북아 금융 허브'라는 야심찬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을 국내 시장에 끌어들여 한국의 금융산업을 육성시키겠다는 비전이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정책은 흐지부지 됐을 뿐 아니라 외국계 은행이나 자산운용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되레 철수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 허브'에 일조할 위한 펀드 산업 육성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이탈을 막을 '웰컴 정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크로스 보더(국경간거래) 비즈니스, 과세 형평성, 역외 원화거래 불편 문제 등으로 인해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한국시장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만 해도 연초 피델리티운용이 한국운용 부문을 접었고, 외신발로 JP모간자산운용의 한국법인 철수 가능성이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UBS AG가 국내 합작회사인 하나UBS자산운용의 지분을 모두 하나금융투자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스위스 금융회사인 UBS로서는 10년간의 한국 자산운용업 활동을 접은 셈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운용사의 펀드 설정액은 작년말 기준 67조원으로, 5년 전인 2012년 말(52조원)에 비해 28.8%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국내 자산운용사의 설정액이 62.4% 늘어난 데 비해 초라한 결과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91억원에서 1078억원으로 56% 늘었지만, 국내 운용사 영업이익 증가율(109.3%)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외국계 운용사 관계자들은 우선 국내 자산과 비교해 해외 자산의 과세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주식거래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지만(증권거래세 제외), 해외 주식 매매차익은 양도소득세 22%가 적용된다. 해외펀드 소득은 국내펀드(비과세)와 달리 15.4% 세금을 내야 하며, 3000만원 한도로 도입된 비과세 해외주식펀드는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다. 
 
미국계 글로벌 A운용사 대표는 "20여년 전부터 제기해온 문제가 바로 과세 형평성"이라며 "해외 운용사들이 아무래도 해외자산 특히 주식을 국내에 소개하는 경쟁력이 큰데, 그러려면 세제 관련 형평성이 보장돼야 한다. 홍콩이나 싱가포르만 해도 자산간 과세 불평등은 없다"고 말했다.
 
크로스 보더 제약에 대한 불편함도 호소한다. 글로벌 B운용사 관계자는 "국내에 법인이 있는 외국계 운용사들은 해외 계열사의 전략이나 상품을 고객에게 직접 소개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며 "국내 운용사에는 없는 영업 규제로 국내에 법인을 세우고도 계열사 상품 소개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해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소규모펀드 규제도 외국계 운용사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소규모펀드가 운용사 전체 공모추가형 펀드의 5% 이상일 경우, 신규로 펀드를 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5% 룰을 못맞춘 운용사 대부분이 외국계라는 데 문제가 있다. 
 
글로벌 운용사들은 역외 원화거래에 있어서도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세계 양대 주가지수로 꼽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한국의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선결 과제로 역외 원화거래 불편 해소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된 국가는 모두 자유롭게 환전할 수 있지만, 원화 현물거래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만 가능해 시차가 큰 미국 등지의 불편이 크다는 것이다. 페르난데스 MSCI 회장은 지난 7월 방한해 "글로벌 펀드, 특히 패시브펀드 운용사들이 역외 원화거래에 있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어 투자용이성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김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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