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김승유 전 회장이 'KTB 분쟁' 배후로 의심받는 이유
권성문 회장, 사세 확장 위해 김 전 회장 영입하려다 무산
입력 : 2017-09-05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지난해 금융권 두 거물의 '결합'으로 집중 조명을 받았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과 권성문 KTB 회장의 인연은 결국 '악연'으로 끝나는 모양새다. 최근 권 회장에 대해 집중적으로 제기된 여러 의혹들이 KTB 경영권 분쟁의 일환이었고, 그 배후에 김 전 회장이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권 회장이 김 전 회장을 영입해 회사 역량을 키우려고 시도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무산됐고, 이후 김 전 회장의 최측근인 이병철 부회장이 경영권 확보 움직임을 보이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회장 영입추진과 무산
 
권 회장은 당초 KTB투자증권의 IB(기업투자금융) 역량을 성장시키고, 우선주 문제 등 급한 불을 끄겠다는 구상으로 김 전 회장 영입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한 뒤 2012년 3월 하나금융 회장에서 물러나 하나고등학교 이사장직을 맡고 있었다.
 
권 회장은 김 전 회장을 합류시키기 위한 여러 방법을 모색하다가 지난해 5월 KTB투자증권이 설립한 PE에 김 전 회장이 50 대 50 지분으로 조인하고, 전략적 투자자 유치와 WM 비즈니스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 것으로 합의를 이뤘고, 계약서 사인만 남겨둔 상태였다. 이런 사실은 '김승유-권성문 손잡았다' 등의 언론보도를 통해 업계에 널리 알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이 차일피일 계약 체결을 미루면서 시간이 흘러갔고, 그해 10월 김 전 회장은 하나고 이사장직을 물러나면서 언론인터뷰를 통해 "KTB와는 함께 하지 못할 것 같다"고 간접적으로 제안 거절의사를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당시 김 전 회장이 KTB 합류 뜻을 굳혔으나 해외 자금 유치 가능성을 타진하다가 여의치않다고 판단해 접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전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의 '각별한' 관계
 
이병철 부회장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김 전 회장과 '특수관계'로 업계에 알려져 왔다. 이 부회장이 2004년 다올부동산신탁을 인가 받기 이전부터 하나은행이 지분참여를 하고 있었고, 하나금융의 지원을 받아 성장하다가 김 전 회장이 회장이던 2010년 아예 하나금융이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이 부회장을 그룹장으로 영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06년 뒤늦게 고려대에 입학한 것으로 돼 있는데, 이 과정에도 김 전 회장과의 인연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김 전 회장이 하나금융에서 물러나자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하나다올신탁 지분 전량을 매각한 뒤 하나금융을 나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만들었다.
 
이후 이 부회장은 지난해 3월 KTB투자증권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며 주주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후 바로 다음달 대표이사로 영입됐다. 권 회장이 증권사 경험이 전혀 없는 이 부회장을 공동대표로까지 영입한 것은 김 전 회장의 합류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이후 1년 반 동안 자사주를 꾸준히 사들이다가 지난달 총 6차례에 걸친 집중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13.99%까지 끌어올렸다. 지분율 약 20%인 권 회장과의 격차는 6%포인트까지 좁혀졌다.
 
권 회장에 대한 공격의 배후는?
 
최근 집중적으로 제기된 권 회장에 대한 의혹제기 과정도 석연치 않다. 권 회장은 자신 소유 회사의 직원에게 발길질을 했다는 내용의 영상이 폭로되고, 곧바로 금감원이 횡령·배임 등 혐의를 조사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우선 직원 폭행 영상은 당시 CCTV에 녹화된 내용을 피해자가 휴대폰으로 촬영한 것으로, 이미 1년전 당사자간 합의를 통해 수천만원의 위로금이 건너간 사안이다. 특히, 이 영상이 어떤 식으로든 공개될 경우 2~3배의 위약금을 물도록 계약이 돼, 당사자가 그 이상의 금전적 보장이 없다면 공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보는 게 상식이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수억원대가 될 수도 있는 위약금을 보장하며 그를 설득했는지가 의문이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회사 직원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 사건은 보고가 늦었다는 이유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리조트 객실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해당 직원이 고객들의 전화예약을 계속 거부하고 인터넷 예약만 주장해 이미 주의를 여러차례 줬고, 권 회장 부부가 직접 리조트를 방문하며 전화로 예약을 시도했을 때 다시 예약을 거부해 곧바로 도착한 권 회장이 화를 참지 못해 일어났다고 한다.  
 
금감원의 권 회장에 대한 조사 배경에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친 구체적인 제보가 있었다. 권 회장이 미술품 구매 등 목적으로 해외출장을 갈 때 부인을 대동했다는 게 주요 혐의인데, 금감원이 증권사를 조사하면서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이나 출장 내역 등을 들여다본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공교롭게도 이병철 부회장은 KTB 합류 이후 전 계열사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하면서 감사실을 동원해 권 회장 주변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TB 내부사정에 밝은 한 금융권 관계자는 "권 회장이 최근까지도 김 전 회장 영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의혹들이 연달아 제기되고 경영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자 그 배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며 "일련의 내용들이 회사 내 수뇌부급이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내용들이라는 점에서 이 부회장과 김 전 회장을 의심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