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분식회계에 대한 외부감사인(회계사) 책임이 무거워지고, 소송 사례도 늘면서 '빅4'를 벗어나 중소형 회계법인 신설이나 이직을 택하는 회계사들이 늘고 있다. 금융당국은 중소형사가 난립할 경우 또 다른 감사품질 저하가 우려되는 만큼 감사인 평가제 등 감독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말 기준 등록 회계법인은 165개사로 작년 3월말(157개) 보다 소폭 증가했다. 상장사의 분식회계에 대한 감사인 책임강화 추세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소형 회계법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회계사들의 중소형사 이직이나 법인 신설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인해 삼일·삼정·안진·한영 등 4대 회계법인의 시장점유율도 50.4%로 전기 보다 0.9%포인트 감소했다.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3월말 53.3%, 2016년 3월말 51.3%에 이어 꾸준한 감소세다.
4대 법인의 감사실적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6년 전체 외감회사를 기준으로 한 4대 회계법인의 점유율은 개별재무제표 19.3%, 연결재무제표 43.7%였다. 이 비율은 2014 회계연도 23.3%, 48.0%, 2015 회계연도 21.5%, 45.4% 등으로 줄곧 하락했다.
감사업무가 부실하다며 피소돼 소송을 치르는 사례도 늘었다. 최근 3년간 회계법인이 감사업무 부실 등을 사유로 피소돼 종결된 소송은 총 73건이었다. 이 중 18건은 회계법인이 패소하거나 화해로 총 225억원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했다.
작년에 종결된 소송건수는 31건이며 이 중 6건에 패소해 부담한 손해배상액이 164억원이었다. 회계법인의 손해배상액은 2015년 3월말 14억원에서 164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현재 진행중인 소송금액도 작년 1925억원에서 2974억원으로 늘었다. 이 중 대우조선해양(안진) 건의 소송가액이 1649억원으로 가장 높고, 일성(안진) 건 219억원, 우양에이치씨(신한) 건 177억원이 뒤를 잇는다.
금융당국은 회계법인 수와 소송건수 증가에 따라 회계법인 건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리 감독을 해 나갈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형식적인 설립요건만 갖춘 소형 회계법인이 난립하면 감사품질이 떨어질 수 있어 감사인 등록제, 평가제 등 감독 방안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회계법인의 배상능력이 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며 "소송 증가에 대비해 전문가배상책임보험 가입을 확대하는 등 회계법인의 건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