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서울시가 공공자전거 ‘따릉이’ 2만대 공급 목표를 세운 가운데 하루 1건도 대여가 이뤄지지 않는 곳이 22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릉이 대여소를 설치했다가 임시 중단되거나 아예 폐쇄된 곳도 있었다. 양적 목표 달성에 급급해 대여소를 주먹구구로 설치하다 보니 대여소 현장조사가 부족한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지난달 29일 잠실새내역 6번출구 앞 따릉이 대여소는 임시 폐쇄돼 있었다. 사진/이우찬 기자
신원철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2일 공개한 '따릉이 대여소별 자전거 이용내역'에 따르면 지난 5월31일 기준 하루에 1건도 대여가 이뤄지지 않은 따릉이 대여소는 245곳 중 22곳이었다. 구로구가 8곳 대여소에서 하루 1건도 따릉이 대여가 이뤄지지 않아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금천구도 5곳으로 뒤를 차지했다.
지난 3월 기준으로는 따릉이 자전거 1대당 하루 평균 1.1건 대여 실적을 기록했고, 평균 27분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대당 월수입은 2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이용률과 수입은 큰 차이가 없었다.
신 의원은 “시는 올해 따릉이 자전거 설치 목표를 달성하고 살펴보자는 입장”이라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여소 설치 장소를 선정해야 하는데, 현재와 같은 이용률로는 유지관리 적자운영으로 자전거 서비스가 개선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9일 잠실새내역 6번출구 앞 따릉이 대여소는 임시 폐쇄돼 있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9일 둘러본 잠실새내역(구 신천역)6번출구 앞 따릉이 대여소는 ‘설치 공사 중’이라는 표지와 함께 폐쇄돼 있었다. 자전거는 한 대도 없었다. 따릉이 콜센터는 "통신장애로 임시 폐쇄됐다. 가까운 대여소를 이용해 주셔야 한다"고 안내했다.
스마트폰·웹 기반으로 무선 통신을 이용하는 따릉이는 인근에 설치돼 있는 통신장비 등 장애로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정부청사 등에 설치된 무선침입방지시스템(WIPS)이 이유다. 서울시에서 위탁받아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관리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이하) 관계자는 “전기가 연결되고 와이파이만 가능하면 대여소 설치는 가능하다”며 “그런데 WIPS가 설치된 고층 빌딩 사이에서는 작동이 어렵다. 은행 주변에 따릉이를 설치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의도에 있는 쌍둥이빌딩 쪽에 대여소를 설치했다가 철수한 사례도 있다. 사전에 WIPS 설치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공단 측은 해명했다.
지난달 29일 1호선 청량리역 3번출구 앞. 이곳에 있던 따릉이 대여소는 설치된 지 2~3일 만에 쓰레기 적치 문제 등으로 완전 폐쇄됐다. 사진/이우찬 기자
같은 날 찾은 1호선 청량리역 3번출구 앞에는 따릉이 대여소가 아예 없어졌다. 지난해 7월 설치된 청량리역 3번출구 앞 대여소는 설치 2~3일 만에 폐쇄된 것이다. 공단에 따르면 이곳은 지역주민들이 버린 쓰레기가 쌓여 폐쇄됐다. 이곳 앞에서 커피 가맹점을 운영하는 상인은 “쓰레기가 많이 쌓이는 장소다. 설치 며칠 만에 폐쇄됐다”고 말했다.
청량리역 3번 출구처럼 설치됐다가 폐쇄된 대여소는 또 있다. 동대문구체육관과 서부경찰서 앞 구역이 그렇다. 특히 서부경찰서 구역은 경찰의 요청으로 폐쇄됐다. 경찰 측에서 진압차량이 드나드는 곳이라 폐쇄 요청을 했고 시가 받아들였다. 동대문구체육관은 구민 민원이 제기돼 폐쇄됐다.
따릉이는 지난 2015년 9월에 첫 선을 보였다. 시는 올해 말까지 1290곳 자전거 2만대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시의회 교통우원회에 따르면 관리 비용은 연간 185억원이 든다.
시는 올해 양적 목표를 달성한 뒤 내년부터 질적 서비스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이용률이 저조한 따릉이 대여소를 중심으로 실태 조사를 하고 있다”며 “수요자 중심으로 따릉이가 운영될 수 있도록 내년부터는 질적인 면에서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