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부동산 시행사인 엄석오 회장의 일레븐건설이 서울 한가운데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용산공원정비구역 복합시설조성지구(유엔사 부지) 개발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29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일레븐건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행한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유엔사 부지 입찰에 참여해 1조552억원의 최고가를 써내 지난 27일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번 입찰에는 건설사와 시행사 등 6개 업체가 단독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며 이목이 집중됐다.
일레븐건설이 낙찰받은 유엔사 부지는 전체 면적 5만1753㎡ 중 공원과 녹지, 도로 등 무상 공급 면적을 제외한 4만4935㎡다. 용도는 상업지로 용적률 600%, 건폐율 60%를 적용받는다. 다만 남산 조망권 확보를 위해 해발 90m 이하로 개발이 제한된다. 일레븐건설은 유엔사 부지에 최고급 주거·상업·문화 복합단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일레븐건설이 써낸 가격(1조552억원)은 당초 예정가(8031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높은 액수다. 내달 3일까지 낙찰금액의 10%인 1052억원을 계약보증금으로 납부해야 매수인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일레븐건설 관계자는 "현재 1000억원 이상의 준비자금을 마련했고 분양사업장의 개발이익금도 앞으로 3년간 지속적으로 유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자체 자금 조달 능력은 충분하다"며 "향후 부족한 자금은 시공사 선정 작업 과정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일레븐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779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년에 비해 238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총 유동자산은 1조2506억원으로 지난 2008년 이후부터 1조원대 수준을 유지해 오고 있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에 환금할 수 있는 자산 또는 전매할 목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자산이다.
일레븐건설은 이번 유엔사 부지 개발을 발판 삼아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일레븐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용인 등지에서 대규모 아파트 위주로 사업을 추진해 왔고 서울에서는 2개의 소규모 복합사업을 진행했다"면서도 "서울에서 대규모 복합사업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또 한번의 전성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 회장은 출판인에서 국내 1세대 디벨로퍼(부동산개발자)로 손 꼽힌다. 전남 해남 출신으로 20대 시절 서울로 상경해 전집류 책을 파는 북 세일즈맨으로 사회 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엄 회장이 세운 '양우당'이라는 출판사는 1980년대 국내 대형 출판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엄 회장은 1991년 일레븐건설을 설립하며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주로 경기도 용인 지역에서 주택사업 시행과 시공을 맡았다. 1999년 경기도 용인 '신봉동 자이'(3700가구)와 '상현동 금호베스트힐'(1~5차·2300여가구)에 이어 2008년 용인 성복동에서 '성복힐스테이트'·'성복자이'(3600가구)를 분양하며 수도권 대표부촌 용인 수지에서 사세를 크게 확장했다.
엄 회장은 일레븐건설의 지분 81.3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엄 회장의 장남 엄성용씨는 현재 일레븐건설과 경오건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주택건설 및 분양사업을 목적으로 지난 1996년 설립된 경오건설은 엄 회장이 지분 43.33%를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장남 엄성용 대표가 28.33%, 차남인 엄인성씨가 25.34%, 엄 회장의 아내 김선희씨 3.00%로 이뤄진 100% 가족회사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유엔사 부지. 사진/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