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문재인 정부가 고강도 검찰개혁을 예고한 가운데, 검찰 내 대표적 진보 인사로 꼽히는 임은정(44·사법연수원 30기) 의정부지검 검사가 “검찰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임 검사는 14일 자신의 SNS 게시판에 과거에 자신이 올렸던 글들을 회상하면서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곧 정해질 것이다. 우리 검찰을 '대통령을 위한 검찰', '검찰을 위한 검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검찰'로 바로세울 의지와 선한 지혜를 가진 분이 오셨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치검찰의 오욕은 출세의 대가를 받은 일부 정치검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검찰 구성원에게도 너무나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워 벗어던지고 싶은 형구”라며 “조직이기주의를 벗어나 대한민국의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금까지처럼 제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도록 노력하겠다. 염치 없지만, 검찰을 포기하지 말아달라. 페북(페이스북)친구들에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새정부 출범 이후 바뀐 검찰 내 분위기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지난 몇 달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마냥 몇 번의 기회를 그냥 놓아 버리는 모습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검찰에 몸담은 공무원으로 분노하고 참담해했다”면서 “며칠 사이 대한민국의 공기가 바뀌었다. 워낙 비정상의 일상화에 익숙해진 상태라, 당연히 해야 할 것을 당연히 하는 그 '당연함'에 감동하고 있다. 그 당연함이 왜 이리 신선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며칠 사이 검찰의 공기도 바뀌었다. 사방에서 조여 오는 압박에 살얼음판 걷듯 늘 조마조마하게 살았었는데, 갑자기 숨쉬기가 편해져서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내부게시판에 글을 써도 징계 회부하겠다는 협박을 더 이상 받지 않으리라는 기대감이 제 손과 발에 채워진 족쇄를 풀어버렸나 보다”라며 현재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임 검사는 2012년 12월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소속 검사로 재직할 당시 반공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이 확정된 고 윤중길 진보당 간사의 유족이 청구한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했다. 통상 같은 경우 백지구형을 내리는 것이 관행이었고 검찰 상부도 이 같은 방침이었다. 검찰은 이 일이 있은 직후 공판검사를 다른 검사로 교체한 뒤 임 검사에게 정직 4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임 검사는 이 외에도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검찰의 자성 촉구,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설 비판, 검찰 내 여성 비하 분위기 등을 검찰 내부게시판이나 자신의 SNS를 통해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임은정 검사. 사진/임은정 검사 SNS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