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대어급으로 손 꼽혔던 기업들의 상장 지연 혹은 청약률 저조 현상이 나타나면서 향후 시장 추이에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자기자본 1위의 초대형 IB로 거듭난 미래에셋대우의 IPO 성적표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기승준 미래에셋대우 IB1부문 ECM 본부장(상무·사진)은 지난달 28일 <뉴스토마토>와 만나 “올해 미래에셋대우 리그테이블 1위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최근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이 지연되면서 우려를 낳고 있지만 결국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다.
지난달 14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재무제표 정밀 감리에 들어가면서 상장관련 증권신고서 제출이 미뤄졌다. 이 때문에 예비심사 이후 6개월 이내에 상장 절차를 마무리 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불거졌다. 코스닥 시장 입성을 준비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예상 공모자금이 5000억원에서 8000억원대로, 올해 대표적인 IPO 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연내 셀트리온헬스케어 IPO 성공 여부는 미래에셋대우의 리그테이블 순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셀트리온헬스케어 IPO의 대표 주관사로 일하고 있다.
기승준 미래에셋대우 IB1부문 ECM 본부장. 사진/미래에셋대우
"셀트리온헬스케어, 연내 상장 무리 없다"
기승준 상무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그건 그분들의 생각인 거고, 저는 100% 된다고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올해 진행하고 있는 것들을 다 하면 저는 (리그테이블 1위가) 될 걸로 조심스럽게 예측을 한다. 저희의 스탠스나 라인업, 진행상황을 상세히 알고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할 수 있겠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호텔롯데의 상장주관사이기도 하다. 역대 최대 규모 공모액이 기대됐던 호텔롯데의 경우 중국 사드 여파와 그룹회장의 기소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내년으로 상장이 미뤄진 상태다. 기 상무는 “호텔롯데의 경우 올해나 내년 안에 되면 굉장히 좋겠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게 고민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 부분은 “욕심으로 되는 게 아니라 순리를 따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상황으로는 NH투자증권이 넷마블게임즈 상장을 주관하고 있고 한국투자증권도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한데, 저는 올 연말에 보자 이거죠(웃음). 연말까지의 제 목표가 리그테이블 1위입니다.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저는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올해 전체 IPO 시장 전망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기 상무는 "ING생명보험도 조 단위고, 넷마블게임즈도 2조6000억원 규모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나와봐야 알겠지만 거의 조 단위에 육박한다. 여기에 만약 남동발전, 동서발전 등 발전 자회사가 상장에 성공한다면 저는 무조건 IPO시장이 신기록을 세울 텐데 그게 안되더라도 4조가 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상 최고에 근접한 실적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조 단위 IPO가 나오는 경우는 사실 흔치 않은 경우라는 시각이다.
특히 기 상무는 "넷마블게임즈나 ING생명보험 같은 큰 건들이 잘돼야 한다. 그래야 올 한 해 분위기가 잡힌다"고 전했다. 작은 규모의 IPO는 수익률이 나쁘더라도 기관들의 수익률에 별 다른 영향을 안 미치지만 조 단위 투자에서 수익률이 나쁠 경우 전체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주목하는 업종은 바이오헬스케어·사물인터넷"
미래에셋대우 ECM본부에서 주목하고 있는 업종으로는 바이오헬스케어 업종, 4차산업 중 사물인터넷(IoT) 관련 콘텐츠를 꼽았다. 기 상무는 "다른 쪽을 안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이쪽에 조금은 역량을 집중하려고 한다. 큰 성장은 그 쪽에서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최근 넷마블 상장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게임업종과 관련해선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어 여전히 그 쪽으로도 관심이 많다"면서도 "단순한 게임사냐, 아니면 게임사 겸 퍼블리셔냐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단일 아이템을 가지고 IPO 문을 두드리는 경우는 제가 보기엔 많지 않을 것 같고 오히려 큰 퍼블리셔한테 회사를 판다든지 하는 쪽이 훨씬 더 IPO가 많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예측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돈이 더 들더라도 좋은 개발진과 좋은 게임을 인수하는 쪽으로 가는 게 리스크를 더 줄이는 방법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해외기업의 국내 IPO도 진행 중인데 아무래도 중국 수요가 많은 상황이다. 사드 이후 중국기업의 국내 IPO에도 여파가있지 않을까 하는 시장의 우려가 있지만 기 상무는 "아직까지는 중국 당국에서 해외에 나가 투자 유치하지 말라는 얘기는 없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기업의 경우 성장성이나 수익성 외에도 업종 자체가 매력 있게 다가오는 기업을 데려오고 싶다고 강조했다. "섹터별로 기업이 너무 많아 다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지금 당장 수익성이 좋더라도 노동집약적이거나, 부가가치가 낮고 확장성이 떨어지는 업종은 지양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국내 투자자들의 눈에도 '이 정도면 투자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기업을 데려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중견·중소기업 대상 메자닌 형태 사모발행에도 힘쓸 것"
미래에셋대우 ECM본부는 지난해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 이후 기존의 업무를 조율하며 탄생한 조직이다. 대기업 단에서 일어나는 기업금융은 기업금융본부에서 담당하고, ECM본부의 경우 전체 기업의 IPO 업무를 맡는다. ECM본부는 다시 IPO1팀, IPO2팀, ECM팀으로 나뉜다. IPO1, 2팀은 이름 대로 IPO 업무를 집중적으로 하고 ECM팀은 기업분할과 재상장 등 지주회사 관련 작업이나 CB발행 등의 증자 업무 등을 맡는다.
IPO 외에 ECM본부 내 ECM팀을 통해서는 기본적으로 유상증자 업무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에쿼티 관련 투자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중소중견기업들의 경우 신용등급상 회사채 발행이 다소 어려운 만큼 증권과 채권의 혼합형인 메자닌 형태의 사모발행에도 힘쓸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공모투자에서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을 많이했다면 향후 자기자본투자(PI)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메자닌 상품 판매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