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최근 더블유게임즈의 주가가 1조원 규모 인수합병(M&A) 소식에 급등하면서 게임사 투자에 나섰던 벤처캐피탈(VC)의 수익률 및 투자금 회수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블유게임즈는 페이스북의 소셜기능을 기반으로 한 카지노 게임사로 2015년 11월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공모가가 6만5000원에 달하면서 큰 주목을 끌었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그리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등의 계기가 된 건 최근 대형 M&A 발표다. 지난달 18일 더블유게임즈는 글로벌 게임사 IGT로부터 소셜카지노 게임 시장의 강자 DDI(Double Down Interactive)를 8억2500억달러(약 9425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로 더블유게임즈는 글로벌 소셜카지노 시장점유율을 약 10.8%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IGT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향후 10년간 IGT가 개발한 오프라인 슬롯 지적재산권(IP)을 소셜 카지노 시장에 독점 공급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더블유게임즈 주가는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5만4800원을 기록했다. 공모가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11월25일 최저가 3만100원에 비하면 82% 상승한 수치다. 주가가 반등하면서 아직 회수하지 않은 VC의 더블유게임즈 투자자금에도 관심이 쏠린다. 더블유게임즈 상장 당시 기업가치는 750억원, 2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9718억원에 달한다. 더블유게임즈 투자에 나섰던 곳은 한국투자파트너스, 아주IB투자, 인터베스트, IMM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이 중 대표적 VC 투자자인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말 더블유게임즈에 100억원을 투자, 지분 13%를 확보했다. 상장을 계기로 일부 지분을 정리하면서 현재까지 13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투자자금이 남아 있다. 이날 기준으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보유지분은 7.08%, 보유가치는 약 688억원이다.
IMM인베스트먼트의 경우 더블유게임즈에 2014년 1월 20억원을 투자한 후 2016년 초 투자금 전액을 회수한 상태다. 투자수익은 157억6000만원, 내부수익률(IRR)은 318.55%를 기록했다.
게임사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통해 VC가 대규모 차익을 실현한 또 다른 사례로는 액션스퀘어 투자 건을 들 수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액션스퀘어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현재 상장사인 액션스퀘어 주식 40만주를 보유 중으로, 지분율은 1.6% 수준이다. 그러나 2013년 7월 프리IPO 당시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차지한 지분율은 15%였다. 현재까지 투자금액 8억원 중 7억 2000만원을 회수했고, 투자수익은 434억원으로 60배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성공사례가 잇따르면서 추후 비상장 게임사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등에 대한 VC들의 프리IPO 전략 또한 주목을 끌 전망이다. 현재 펄어비스에는 LB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이, 카카오게임즈에는 LB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IBK캐피탈, IMM인베스트먼트, 안강벤처투자 등이 투자한 상태다.
펄어비스는 PC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검은사막'의 북미 흥행을 발판 삼아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고,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검은사막'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카카오의 계열사라는 배경에 힘입어 역시 상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프리IPO 당시와 IPO 이후의 주가 흐름이 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VC 입장에서는 자금 회수 전략에 따라 투자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지난해 게임사 중에서 주가가 생각만큼 가지 않고 공모가보다 하락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업종 이슈는 아니고 개별 기업의 이슈였다"며 "무조건 고수익을 기대할 게 아니라 기업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지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