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국내 대표 산업들이 유독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이 악영향을 미쳤다지만, 본질은 '경쟁력의 훼손'에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1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1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점유율 18%로 1위에 올랐다. 애플(4위)을 제외한 상위 탑5를 중국 토종업체들이 점령했다. 2013년까지 대륙을 호령했던 삼성전자는 6위로 밀려났다. 점유율도 5.0% 안팎으로 삼성의 위상과는 거리가 멀다. LG전자는 더 초라하다. G6의 중국 진출마저 보류하며 사실상 중국사업에서 손을 뗐다.
TV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1분기 중국 TV 시장은 하이센스(16%), 스카이워스(14%), TCL(11%)이 1위부터 3위까지를 나눠가졌다. 모두 토종업체다. 다음이 삼성전자(8%)로, LG전자(3%)는 5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가격경쟁력에서 토종주자들과 상대가 되질 않는 데다, 기술력마저 상향 평준화되면서 차별화 포인트를 잃었다.
자동차는 더 심각하다. 기아차는 1분기 중국 현지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5% 급감한 7만7000대에 그치면서 전체 실적도 어닝쇼크를 기록해야 했다. 맏형인 현대차도 부진했다. 같은 기간 중국공장 판매가 14.4% 감소한 19만6000대로,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46%나 줄었다. SUV와 다목적차량(MPV) 위주로 성장하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변화 흐름을 제대로 짚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내 500대 대기업의 중국 매출 비중이 매년 높아져 지난해 평균 18%를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비상사태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특히 간판인 주력 업종들이 하나같이 토종기업들에게 밀려나면서 파생산업의 동반부진도 현실화되고 있다. 점유율 회복도 요원해 보인다.
대안으로 중국 기업과의 합작도 느는 추세다. SK종합화학과 중국 국영 정유사인 시노펙의 합작회사인 중한석화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911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오롱은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중국 유통·영업망의 한계를 타개하기 위해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 기업인 ‘안타(ANTA)’와 뭉쳤다. 양측은 조만간 5대 5의 지분 투자로 합작법인을 만들어 중화권 점유율 1위를 노린다.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CJ E&M도 중국과의 합작영화를 늘리며 사드 여파 최소화에 나선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사드가 경제보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도 반도체는 아무 이상이 없다”면서 “본질은 경쟁력과 시장 변화를 읽는 눈"이라고 말했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