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단일기능으로 특화된 제품을 주력으로 한 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내수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미투제품 및 복합기능제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단일기능 제품의 한계가 기업의 성장정체로 이어지고 있다. 정체된 매출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도 출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건조기와 침구청소기, 원액기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중견가전업체인 리큅과 레이캅코리아, 휴롬 등의 지난해 매출이 20~30% 가량 떨어졌다.
식품건조기로 유명한 리큅은 지난해 5억9000만원 정도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2010년 83억원을 시작으로 2014년(480억원)까지 5년 가까이 성장세를 일궜다. 2015년부터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은 2012년 수준인 218억원에 그치고 말았고, 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기에 이르렀다. 회사 측은 "주력이었던 식품건조기에서 고속블렌더로 포트폴리오는 늘려가는 과도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리큅은 식품건조기를 출시하며 홈쇼핑 등에서 승승장구했지만 수많은 생활가전업체들이 미투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사은품 형식의 저가의 식품 건조기도 등장하면서 식품건조기는 레드오션 영역이 되고 말았다. 식품건조기능이 탑재된 오븐 등 복합 가전도 등장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3년 식품건조기와 함께 개발을 진행해온 '고속블렌더'를 출시했다. 하지만 해피콜과 한샘 등이 후발주자가 잇따라 제품을 출시하고 시장을 나눠가지면서 이렇다할 실적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침구청소기 원조로 알려진 레이캅코리아는 지난해 8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도보다 약 20%나 매출이 떨어진 것이다. 의사 출신 기업인이 만든 '침구청소기'에 관련 시장은 커지기 시작했고,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2013년과 2014년 각각 1368억원과 19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일본시장에서 미투 제품 등장으로 인해 매출 볼륨이 떨어졌다"면서 "다만, 국내 매출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역시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지만 국내 사정은 여의치 않다. 침구청소기가 각광받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다이슨 등이 '침구청소기능'이 가능한 청소기를 함께 출시하는가 하면 코웨이나 한샘 같은 홈케어기업과 거래하던 프리미엄청소기기업인 컬비까지 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레이캅코리아는 침구청소기 외에 다른 제품 출시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롬은 지난해 1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2300억원)보다 약 30% 가량 줄어든 수치다. 2011년(1716억원)부터 2014년(3103억원)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2015년부터 매출이 꺾이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부터 홈쇼핑 비중을 줄이고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는 등 내수 시장 판매 채널 다변화 과정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는 한국형 티포트인 '티마스터'를 출시했고, 올해 초 젊은 세대를 겨냥한 '휴롬 블라썸'과 그리미엄 모델인 '휴롬 시그니처'를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가지 제품만으로 기업이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면서 "주력제품을 대신해갈 제 2의 제품을 발굴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중소 중견기업이 대부분인만큼 그 속도가 대기업처럼 급진적이거나 획기적이진 못하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