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5·9 장미대선이 17일 새벽 0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본격 레이스에 돌입한다. 각 후보자들은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8일 자정까지 22일 간 유권자의 표심을 향한 숨 가쁜 질주를 이어간다.
이번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란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해 치러지는 조기 대선으로, 그 어느 때보다 유동성이 커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선거라는 것이 여의도 정치권의 중론이다.
현재 판세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한 발 앞서가는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맹추격하고 있고, 그 뒤를 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이 따르며 반전을 노리는 구도다.
대선 재수생 문재인 후보는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다양한 생활밀착형 민생공약과 지역맞춤형 발전전략들을 선보여 ‘안정적 수권능력’을 과시하고, 중도성향의 외부 인사들을 적극 영입해 ‘통합’ 이미지도 부각시키고 있다.
민주당도 총력전 태세다. 당과 후보의 유기적 결합에 실패했던 지난 2012년 패배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번에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구성해 당내 주요 의원들을 포함시켜 적극적인 선거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또 후보가 미래 청사진을 국민들에게 선보이는 ‘포지티브 선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당이 상대 후보 검증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의 기본 전략은 ‘녹색바람 다시 한 번’이다. 지난 4·13 총선의 국민의당 돌풍을 이번 대선에서도 재현시킨다는 각오다. 호남에서 바람을 일으켜 안 후보의 고향인 영남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그대로 북상해 수도권에서 최종 승부를 본다는 계획이다.
특히 범 보수진영 후보들의 지지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우클릭’ 행보를 보이며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끌어 모으고 있다. 또 호남과 보수층의 ‘반문(문재인)정서’를 자극해 유일한 ‘문재인 대항마’로 자리매김해 문재인 후보와 1대1 구도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다만 보수진영 지지가 아직 공고하지 않고, 호남민심이 막판까지 문·안 두 후보를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불안요소다. 보수와 호남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자칫 실패할 경우 지지층 자체가 붕괴할 위험성이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서민대통령’과 ‘국가대개혁’을 대표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선거 전략 주요 기조는 색깔론과 지역주의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호남 좌파 1중대’, ‘호남 좌파 2중대’로 프레임을 설정하고, 문 후보는 ‘위험한 친북좌파’, 안 후보를 ‘불안한 강남좌파’로 노골적인 색깔론을 펴 보수진영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홍 후보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은 (제갈량의) 천하 3분지계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남의 표심은 서서히 뭉치기 시작, 이 땅의 보수우파들이 뭉치면 좌파 1·2중대가 집권하는 것을 막고 강력한 보수정권을 수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자들과 만나 “빅데이터 상으로는 확실한 3강구도”라며 “영남이 결집하고 충청으로 올라와 수도권 민심으로 확산시키면 대선은 우리가 승리한다”고 자신했다. 지난 1987년 대선에서 민주 진영이 김영삼, 김대중 후보로 양분된 사이 군부독재진영의 노태우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역사를 재현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개혁적 보수’, ‘진짜 보수’ 이미지를 강조하며 후보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다. 특히 본격적으로 시작된 TV토론회 등을 통해 유 후보의 진가가 제대로 대중들에게 알려지면 반전이 가능하다는 기대다. 다만 바른정당 일각에서 벌써부터 ‘대선 포기론’이 나오면서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가장 확실한 개혁성과 노동분야 전문성 등을 무기로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에 나섰다. 대한민국의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들과 촛불민심의 대변자를 자처한다. 그러나 국회 의석수가 6석에 불과한 소수정당 후보라는 현실이 한계다.
한편 이번 대선의 가장 큰 변수로는 TV 토론이 꼽힌다. 지난 13일 방송된 대선 후보간 첫 TV 합동토론회는 평균 10% 넘는 시청률과 폭발적인 온라인 반응을 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유승민 후보, 심상정 후보 등은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최초로 도입되는 대본 없는 ‘스탠딩 토론’은 후보 간 우열을 명확히 가려 대선 표심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오후 경기 안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주기 기억식에서 추모사를 마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무대로 향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