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극심해진 미세먼지로 질소산화물(NOx)을 낮추는 데 필요한 '요소수'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도입한 경유차 배출가스 규제단계인 '유로6'가 2014년부터 국내 경유차에도 적용되면서,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에 들어가는 요소수 판매량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요소수 업계 1위인 롯데정밀화학의 지난해 요소수 연간 매출은 300억원을 넘어섰다. 접착제·에폭시수지 등 정밀화학이 '본업'인 까닭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로 크지 않지만, 최근 해마다 약 40%의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요소수 매출은 151억원, 2015년은 211억원이다.
현재 국내 요소수 시장은 6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롯데정밀화학이 '유록스'라는 브랜드로 1위를 지키고 있고, KG케미칼과 휴켐스 등 화학업체들도 뛰어든 상황이다.
시장 상황은 호의적이다. 유로6 기준에 맞추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SCR(선택적 촉매환원장치)'를 경유차에 부착하고 있다. SCR은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분해시키는 장치로, 요소와 물을 혼합해 만든 요소수가 촉매제 역할을 한다. 유로6는 대형 경유차의 경우 질소산화물을 유로5(2.0kWh) 5분의 1 수준인 0.4kWh까지만 허용하는 등 한층 엄격해졌다.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주범 중 하나로 꼽히지만, 저렴한 연료비와 힘이 좋은 엔진 등으로 국내 경유차 판매량은 증가세다. 캠핑 등 가족과의 여가생활에도 제 격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경유차는 8020대가 팔려 휘발유차 판매대수(6688대)를 앞질렀다.
특히 국내 요소수 판매량은 경유차 판매량과 비교할 때 유럽 대비 50~60%에 그쳐 환경부와 업계는 SCR 불법개조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가 SCR과 요소수 품질을 관리하는 등 미세먼지를 낮추기 위한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경우, 요소수 시장의 급증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로6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 요소수 시장 전체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지방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나타내고 있는 21일 오전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