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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금융노조 잡기…이재명, 안희정에 판정승
금융노조 행사서 이 시장 '적폐청산' 주장 큰 호응
입력 : 2017-02-14 오후 5:29:41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 경선 선거인단 모집을 앞두고 10만명에 이르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시장이 노동정책에 대한 선명성과 적폐청산을 강도 높게 주장하면서 노조의 호응을 얻은 반면 안 지사는 의례적인 인사말만 하다가 실점한 모양새다.
 
14일 오후 이재명 시장과 안희정 지사는 서울 중구에 있는 전국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노조 대의원 회의에 참석했다. 금융노조 지도부를 비롯해 시중은행과 금융기관의 노조 대의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이 자리는 10만명에 이르는 전체 노조원들의 지지를 끌어모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간 기본소득 지급과 대연정 구상을 놓고 공방을 벌인 이 시장과 안 지사는 40여분 간 옆자리에 앉았으면서도 인사말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고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앞서 안 지사는 이 시장이 "28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2800만명에게 연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공짜 복지'라는 비판을 했었다. 반면 이 시장은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에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반격한 바 있다.
 
평소 정책과 정치적 견해에서 입장 차이가 컸던 둘은 이날 금융노조 행사에도 각자의 노동정책을 두고 충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안 지사가 노동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표명 없이 의례적인 인사말만 하는 데 그쳐 김이 빠졌다.
 
먼저 축사에 나선 안 지사는 "민주당은 노동자와 함께하겠다"고 운을 뗀 후 "저성장 시대에는 다른 해법이 필요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새로운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노동자들이 사용자가 만들어 온 의제에 반대하기 위해 모이는 게 아니라 개혁의지를 갖고 개혁의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번영은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며 "금융산업이 더이상 관치금융의 모델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전체의 개혁과 시장의 혁신을 통해 미래를 주도할 수 있도록 노조가 함께 나서자"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조는 개혁의 필요성만 이야기한 채 개혁의 내용에 대해서는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안 지사에 다소 실망한 반응이었다. 대의원 회의에 참석한 한 금융노조 관계자는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에 실망한 마당에 이번 축사를 들어보니, 앙꼬 없는 붕어빵이었다"며 "비록 축사라고 할지라도 안 지사의 오늘 모습은 그저그런 보수 후보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 시장은 축사에서 성과연봉제 도입 등 박근혜표 금융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시장은 "대한민국 경제가 매우 어렵다고 하는데 정부의 권력 행사의 방향이 강자와 자본, 재벌 중심이고 노동자를 탄압하면서 재벌에는 감세해주고 국민의 복지는 줄이기 때문"이라며 "성과연봉제라고 하는 게 괴물처럼 튀어나왔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성과연봉제는 현재 정부가 금융산업을 첫단추로 해서 밀어부치는 정책으로 금융노조의 최대 관심 현안이기도 하다.
 
이 시장은 이어 "노동자를 보호해야 하고 노동의 몫을 늘려야 한다"며 "3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을 줄여 돈을 시장에 풀고, 부당하게 감세해준 정책을 바꾸고 노동자의 힘을 키워 일자리를 늘려야 4차 산업혁명에도 대응할 수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공정국가, 정상적인 사회로 가는 길에 노동자들이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특히 내빈인사에 나선 이 시장 캠프 대변인 제윤경 의원은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을 직접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에 노동유연성이 필요한지 묻고 싶다"며 "임금피크제와 성과연봉제 등으로 지금보다 더 이상 노동자가 망가질 수 없는 나라를 심판하기 위해 우리는 촛불을 들었고, 그들을 심판해도 모자란 데 섣부른 연대와 용서를 이야기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4일 오후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서울 중구 전국은행회관에서 열린 '전국 금융산업 노동조합 대의원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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