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별거나 가출 등으로 혼인관계가 단절돼 연금 형성에 기여가 없는 배우자에게까지 법률혼 기간을 기준으로 분할연금 수급권을 인정하는 국민연금법 64조 1항은 헌법에 불합치 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9일 한모씨가 “국민연금법 64조 1항은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다만 법적 공백을 없애기 위해 2018년 6월30일까지만 해당 규정의 효력을 인정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분할연금제도의 재산권적 성격은 노령연금 수급권도 혼인생활 중에 협력해 이룬 부부의 공동재산이므로 이혼 후에는 그 기여분에 해당하는 몫을 분할해야 한다”며 “노령연금 수급권 형성에 대한 기여란 부부공동생활 중에 역할분담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가사?육아 등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분할연금은 국민연금 가입기간 중 실질적인 혼인 기간을 고려하여 산정해야 한다”며 “법률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더라도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해소돼 노령연금 수급권의 형성에 아무런 기여가 없었다면 그 기간은 노령연금의 분할을 청구할 전제를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법률혼 관계에 있었지만 별거?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을 일률적으로 혼인 기간에 포함시켜 분할연금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어 분할연금제도의 재산권적 성격을 몰각시키고 있다”며 “입법형성권의 재량을 벗어나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한씨는 1975년 결혼한 전 부인 박모씨와 살다가 2004년 박씨를 상대로 이혼청구소송을 냈다가 조정으로 협의이혼했다. 이후 한씨는 2010년 6월 조기 노령연금 수급권을 취득해 연금을 받아 생활해왔는데, 박씨가 214년 4월 국민연금공단에 분할연금 지급을 청구해 공단이 이를 받아들여 노령연금을 77만4440원에서 49만1620원으로 감액하자 소송을 냈다. 한씨는 1심 재판 진행 중 국민연금법 64조 1항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 청사 전경. 사진/헌법재판소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