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수협은행이 다음달 1일 독립법인으로 재탄생한다.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가 추진한 사업구조개편처럼 수협중앙회도 '수협중앙회-수협은행' 형태의 사업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수협은행은 중견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우선 자산과 수익의 규모를 늘리는데 초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적자금을 상환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여신심사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수협은행은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가 출자해 100% 지분을 소유하는 자회사로 별도 분리해 다음달 1일 주식회사 형태로 재출범할 예정이다. 그동안에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 사업부로 운영돼 왔다.
이번 수협은행의 자회사 분리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국내 은행에 국제결제은행(BIS)의 은행자본규제기준인 바젤Ⅲ을 도입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13년 정부는 18개 시중은행에 바젤Ⅲ 도입에 따라 자기자본비율을 8% 이상 유지하고 보통주 자본비율은 4.5%, 기본 자본비율은 6% 이상 확보하도록 했는데, 수협은행은 직접 적용이 곤란한 점을 감안해 3년간 적용이 유예된 바 있다.
수협은행에 곧바로 적용할 경우 1조1000억원대의 공적자금이 모두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 신용부문을 분리하는 '수산업협동조합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5월 가까스로 통과되면서 사업구조개편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날 수협은행이 제시한 경영 목표는 5년 내 자산 34조, 순익 1700억 규모의 우량 중견은행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우선 내년까지 세전 당기순이익 1300억원대 진입이 목표다.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순익(577억원)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늘려야 한다. 또한 내부 직원의 생산성 향상, 영업력 증대를 꾀해 적극적으로 내·외형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원태 수협은행장은 "직원 1인당 생산성이 시중은행 수준보다 다소 낮다"며 "오는 2019년까지는 1인당 생산성을 시중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2021년까지는 1인당 영업이익 1억1000만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내부 조직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인적 혁신과 조직 개편을 필두로 2019년엔 순이익 1500억원, 2021년까지는 17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중견 은행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 이 행장의 목표다.
다만 공적자금을 상환화면서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은 수협은행의 과제다. 현재 수협은행이 상환해야 할 공적자금은 1조1581억원이다. 공적자금의 상환의무는 수협중앙회에 있는데,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으로부터 배당금을 받아 상환할 예정이다.
수협은행은 올 연말까지 결손금을 완전 정리하고 200억원 정도를 조기상환 하고, 내년부터는 매년 700억~900억원씩 순차적으로 상환할 계획이다. 수협은행은 공적자금 상환과 함께 매년 300억원 가량의 명칭사용료도 중앙회에 지불해야 한다.
또한 수협은행이 우량 중견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여신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발생한 모뉴엘 사태와 관련해 법원은 최근 수협은행이 무역보험공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청구소송을 1심에서 기각한 바 있다. 법원은 대출을 내 준 은행권에도 여신심사에 관한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행장은 "법원에서 지적한 부분은 대출 심사시 불법 수출 여부를 파악하라는 의미"라며 "담당 직원에 대한 여신심사 관련 교육 체계를 새롭게 정비했으며 여신 한도, 규정 등을 지속적으로 재정비해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원태 수협은행장이 새로운 수협은행 출범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