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자본 확충 방안을 이번주 발표하기로 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좌불안석이다.
3조원을 웃도는 자본확충 규모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인 대우조선의 상장 폐지만을 막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힘들고, 대우조선이 상장 폐지의 위기를 넘긴 후에는 민간은행의 금융지원이 동반돼야 한다고 정부가 압박수위를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발표된 '조선·해운 경쟁력 강화방안'에도 민간은행의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오는 9~10일쯤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3조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산은은 출자전환, 수은은 영구채를 받는 방식으로 대우조선을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앞서 지난해 10월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서 이들 국책은행은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이 2조6000억원, 수출입은행이 1조6000억원을 분담했다.
산업은행은 2조6000억원 지원 중 2조원을 자본확충에 쓰기로 했는데 4000억원을 유상증자해서 1조6000억원의 출자전환 여력이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산은은 추가로 2000억원 이상을 더해 1조8000억원 가량을 출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은은 대우조선이 발행하는 영구채를 인수해 '1조원 이상'의 자본 확충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1000억~2000억원이 더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은은 조만간 확대여신위원회를 거쳐 지원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국책은행의 지원만으로는 대우조선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자본확충을 통해 대우조선이 상장폐지를 면한다 하더라도 내년 9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등 유동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자구안 이행이 차질을 빚거나 소난골 인도 지연 장기화 등 악재가 잇따르면 시중은행까지 아우르는 신규 자금이 들어가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국책은행이 자본확충 규모를 최대로 늘리더라도 연말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신규지원이 필요할 경우 돈이 나올 수 있는 시중은행을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여신은 산은, 수은 등 국책은행이 13조원으로 가장 많지만 시중은행 여신도 3조5000억원 가량 된다.
지난달 31일 정부가 발표한 조선·해운 경쟁력 강화방안에도 선박신조프로그램(선박펀드), 보증 등에 총 6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서도록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은행 등이 선박펀드를 통해 대우조선에 선박 신조 수주를 주는 방식으로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선박펀드 등에 직접 출자를 하는 곳은 국책기관이지만 정부는 시중은행도 출자할 수 있도록 벽을 허물겠다는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 올해 안에 대우조선 등에 금융지원이 나가지는 않겠지만 국책기관의 자금동원력이 딸리기 때문에 시중은행의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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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