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차기 금융위원장 인선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 정부의 임기가 1년여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금융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보다는 올 들어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계부채와 취약업종의 구조조정 문제 등 경제 현안을 잘 수습하고 금융개혁 등 미완의 정책을 완성할 수 있는 인물에 주목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금융위원장 후보군으로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깜짝 개각에 나선 청와대가 금융위원장 후임을 미리 정해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춘 인물이 발탁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금융개혁 등이 아직까지 상당부분 미완으로 남아있는데, 남은 1년여 동안 새로운 정책을 펼치기 보단 미완의 사업을 무난하게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인물이 적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수년새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가계부채를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정된 이 시점에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8월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 마련을 위한 서민금융상품이 한도 소진으로 판매가 중단되는 등 임시방편적인 가계부채 대책이 여러차례 도마에 오르기도 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리스크인 가계부채 문제와 기업 구조조정 등 현안을 해결할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려는 노력보다는, 그간의 사태 수습을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정책의 연속성을 중시하는 분위기에 따라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인물들도 금융당국 내부 출신들이다.
정은보 부위원장은 지난 1월 부위원장직을 맡으며 임 내정자와는 1년 가까이 손발을 맞춰왔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금융위에서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으로, 2013년 4월부터는 기재부에서 최장수 차관보로 일하기도 했다.
임 내정자가 경제부총리로 정식 임명되기 전에 청문회 절차 등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현재 정은보 부위원장의 대행 체제가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 부위원장이 위원장으로 바로 승진했던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승진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고 있다.
취임 3년차인 진웅섭 금감원장의 경우 금융개혁 추진의 연속성 차원에서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꼽힌다. 감독당국 수장으로서 금융개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금융규제 완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금융사 건전성 감독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 원장은 2011년부터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2014년 정책금융공사 사장을 지냈다. 진 원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이동할 경우 고질적인 인사적체에 시달리고 있는 금감원의 연쇄인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금융위 상임위원, 기재부 예산실장, 2차관을 거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무조정실장으로서 정책 조정 역할을 해온 이력 때문이다.
왼쪽부터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