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정해훈기자]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개명 최서원)씨가 30일 전격 귀국했다. 지난 28일 변호인을 통해 검찰 소환에 응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이틀만이다.
최씨는 이날 오전 7시30분 브리티시에어라인 항공편으로 영국 히드라공항에서 자진 귀국해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를 잠시 만난 뒤 곧바로 은거에 들어갔다.
이 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 서초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씨가 딸 정유라씨와 동행 없이 혼자 귀국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현재 서울 모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와 소환일정을 조율 중이며, 다만, 최씨가 건강이 좋지 않고 긴 여행으로 지쳐 있어 하루 정도 소환에 여유를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검찰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최씨는 최근 심장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최씨가 수사에 적극적으로 순응하고, 있는 그대로 진술하고자 한다”며 “자신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에게 좌절과 허탈감을 가져온 것에 깊이 사죄하는 심경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씨가 영국에서 출국한 것에 대해 이 변호사는 “독일 현지에서도 언론의 추격이 너무 극심해 최씨가 견디기 어려워 독일에서 런던으로 간 후 귀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씨 귀국을 두고 법무부와 검찰의 정보력과 수사상 허점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법무부는 출입국관리소 소관인 귀국자 명단 스크린 등을 통해 최씨 귀국을 사전에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스템이 전혀 가동되지 않았다. 최씨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이 변호사가 직접 공항에서 그를 맞았다.
최씨의 소환일정 연기 요청과 관련해서도 검찰이 소환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최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지도 않고 동의한 점 역시 비판 대상이다.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도 이날 “여러 상황을 파악 중에 (최씨가) 자진해서 갑자기 들어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씨의 전격 귀국 배경도 독일에 머물면서 국내 상황을 보고받던 중 상당부분 법률적 대비를 마친 상태에서 이뤄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검찰은 최씨가 청와대 등 의혹 관련자들과 말 맞추기를 할 시간을 준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그 전에 (필요한)조사가 돼 있다”고 반박했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 당시부터 주요 선거활동을 사실상 지휘하고 박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청와대 비서관들로부터 연설문·국무회의록 등 국가 기밀과 관련된 문건 등을 미리 상시 보고 받은 혐의(공무상기밀누설) 등 10여개 혐의를 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중인 이영렬 특별수사본부장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정해훈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