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을 거부하면서 한진해운은 결국 법정관리에 돌입할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KEB하나은행, 농협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부산은행 등 채권단은 한진해운에 대한 자율협약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날 채권단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을 하지 않기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지난주 채권단에 대한항공 유상증자 4000억원 등을 포함한 5000억원대의 자구안을 제출했지만, 현실가능성 면에서 4000억원만 인정을 받아 자율협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6000억원대의 추가 자금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채권단이 자율협약을 중단한 것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 추가 조달해야하는 자금이 최소 1조에서 1조3000억원으로 파악됐음에도 불구하고 한진해운의 자구계획 상에 제시된 실효성 자금 규모는 30~4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채권단 및 금융당국은 '신규지원 없이 기업 스스로 정상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구조조정 원칙을 강조해온 만큼, 당연한 수순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추가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한진해운의 회생 여부에 대해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신규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한진해운에만 신규자금을 지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자율협약 중단에 따라 신규 자금을 지원 받지 못하는 만큼, 한진해운은 법정관리가 불가피하게 됐다. 법정관리는 부도를 내고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회생 가능성이 있을 경우, 법원 결정에 따라 제3자가 자금을 비롯한 기업 활동 전반을 대신 관리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은 이미 한진해운 여신의 건전성 분류를 최대한 낮추고 대손충당금을 쌓아놨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의 한진해운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약 1조200억원이다. 이 중 산은이 6600억원으로 가장 많고, KEB하나은행(890억원)과 농협은행(850억원), 우리은행(690억원), 국민은행(530억원), 수출입은행(500억원) 등 순이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채권은행은 한진해운 대출 관련 자산을 ‘회수의문’ 이하로 설정, 약 90% 이상의 충당금을 적립해놨다. 하나은행은 한진해운 여신을 '고정'으로 분류해 전체 대출액의 절반 가량을 충당금으로 추가 적립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500억원 규모의 채권이 대한항공에서 100% 보증하는 영구채이기 때문에 전액 회수가능한 상황이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 30일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