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선거운동 유사단체를 설립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았던 권선택 대전시장이 상고심에서 기사회생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6일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권 시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이번 사건은 권 시장이 선거 전 만든 사단법인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이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유사기관에 해당하는지와 포럼의 활동이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1심과 2심 등 하급심은 이를 모두 긍정했지만 대법원은 부인했다.
재판부는 우선 선거운동의 개념에 대해 "우리 헌법상 선거는 공직자를 제대로 선출하고 심판함으로써 국민주권을 실현하고 책임정치를 강화하는 데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며 "선거인이 공직자를 선출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정치인과 선거인의 소통과 접촉의 기회가 충분히 보장돼야 하고, 처벌 대상인 사전선거운동의 '선거운동'은 엄격해석의 관점에서 판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운동은 특정 후보자의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돼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외부에 표시된 행위를 대상으로 선거인의 관점에서 행위 당시 구체적 상황에 기초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외부에 표시된 행위 시기가 선거일에 가까울수록 목적의사가 있다고 인정될 수 있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면 특정선거에서 당락의 목적의사를 표시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포럼의 활동들은 선거일에서 멀리 떨어진 시기에 이뤄졌고, 피고인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행위도 없었다"며 "포럼 활동으로 피고인의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높이는 결과가 있었더라도 이를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거나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포럼을 설립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법위반죄 부분에 대해서도 "원심 판단은 포럼이 유사기관에 해당하고 각종 포럼 활동이 사전선거운동이라는 전제에서 포럼 회비를 정치자금으로 선거운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회비명목으로 받은 것은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단 역시 법리를 오해했다"고 지적했다.
권 시장은 2012년 11월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을 설립한 뒤 전통시장과 지역기업 활성화를 위한 시민토론회, 농촌 일손 돕기 활동을 하고 포럼 특별회비로 1억5900여만원을 회원들로부터 받았다.
검찰은 권 시장의 이같은 활동이 2년 뒤 계획된 지방선거를 목표로 한 사전 선거운동이라며 권 시장을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권 시장을 도왔던 회원 5명도 함께 기소됐다.
1, 2심은 포럼활동이 선거법상 금지된 사전 선거운동이고, 그를 전제로 한 회비 모금활동은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권 시장에게 당선무효형인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권 시장 등이 상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권선택 대전시장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에서 파기환송을 선고받아 시장직이 유지된 권 시장이 26일 오후 대전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밝은 모습으로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