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처한 폭스바겐코리아가 정부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폭스바겐측은 "국내 시장 철수는 절대 없다"고 선언했지만 실상 딜러들은 이미 매장을 떠나고 있다. 판매 재개를 위해선 행정소송 외에 딱히 할 수 있는 조치도 없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환경부가 입수한 시험성적서 조작 등 명백한 증거가 있는 마당에 행정소송을 하는 것 또한 정부는 물론 신뢰를 잃어버린 소비자들에게까지 반감을 살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일 환경부가 아우디폭스바겐 차량 80개 모델에 대한 인증취소와 판매정지 처분을 확정함에 따라 현재 폭스바겐이 판매가능한 모델은 중형세단 CC가솔린 모델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아렉 정도다. 아우디는 그나마 36개 모델이 판매 가능하지만 기존 53개와 비교하면 결코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때문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 판매 재개를 위한 수단 가운데 하나인 행정소송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환경부 결정을 수용하고 재인증을 받는 방법도 있지만, 방대한 모델 수와 깐깐해진 기준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 분명한 만큼 쉽지 않아 보인다.
환경부에게 판매정지 처분을 받은 폭스바겐이 행정소송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하지만 싸늘한 여론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은)한 시민이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폭스바겐 전시장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행정소송 역시 반년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소송 제기시 처분 집행 정지 신청을 낸다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판매량 보전은 물론, 재인증을 대비한 시간을 벌수 있게 된다. 이번 사태로 엄격해질대로 엄격해진 기준에 80개에 달하는 모델을 하나하나 재인증 받는 것에 비하면 충분히 남는 장사인 셈이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는 않아 보인다. 자칫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안 좋은 여론에 행정소송 시 발생할 소비자 반감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기존 보상을 요구하던 차량 소유주들이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이들이 폭발하는 계기가 될 수 도 있다. 최근 폭스바겐측의 과오로 급락한 중고차 시세를 보상받길 원하는 고객들이 더해지며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인 인원이 4500명이 넘어선 만큼 섣부른 행정소송 제기는 소비자 반감을 증폭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패소 시 되돌아올 680억원의 과징금도 부담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폭스바겐 입장 역시 조심스럽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환경부 처분 이후 내부에서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소송과 가처분신청에 대한 결정을 늦어도 다음주쯤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폭스바겐은 국내 시장에서 425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85.8%나 폭락한 판매량이다. 상반기 베스트셀링 모델 1위와 4위에 이름을 올린 티구안과 골프는 지난달 판매순위 10위권에도름을 올리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같은 그룹의 아우디도 42.5% 판매가 줄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