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올 시즌도 역시나 화제를 몰고 다니는 중인 한화 이글스가 새로운 외국인 투수의 출격을 발판 삼아 후반기 반등에 나선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우완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와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다 건너온 좌완 투수 에릭 서캠프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선발진에서 얼마나 자리를 잡느냐에 따라 한화의 '가을야구'가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달 20일 합류한 카스티요는 4경기에서 2승1패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5.00으로 적응기를 마쳤다. 첫 경기 롯데전에서 159km의 강속구를 뿌리는 등 7이닝 호투를 펼쳤지만 이후 3경기에선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서캠프 역시 지난 14일 LG전에서 첫 선을 보여 4 1/3동안 5피안타 2실점 삼진 4개의 호투로 가능성만 내비친 상태다. 두 선수의 기량을 판단하기엔 이른 시점이지만 야구계에서는 방출된 마에스트리와 부상으로 떠난 로저스와 비교하면 긍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카스티요와 서캠프의 가세는 바닥으로 추락한 한화 선발 투수진의 재건을 의미한다. 전반기에 송은범을 제외하고 한화는 규정 이닝을 넘긴 선발 투수가 없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불펜의 힘을 쥐어짜 버티고 또 버티는 야구를 펼쳤다. 올 시즌 전반기 프로야구 평균 경기 시간이 3시간25분이었는데 한화는 평균 3시간40분으로 가장 긴 경기 시간을 소화했다. 선발 투수를 일찌감치 내리는 투수 운영과 이후에도 빈번한 투수 교체가 원인으로 꼽힌다. 카스티요와 서캠프가 1~2선발로 자리를 꿰찰 경우 카스티요, 서캠프, 송은범, 윤규진, 장민재 등 한화의 선발진 구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의 후반기 첫 상대는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맞붙는 수원 kt위즈다. 두 외국인 듀오 중 한 명이 선발로 나설 계획이다. 7위(34승44패3무)인 한화 입장에선 10위(32승47패2무) kt와 경기가 반가울 법하지만 막상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1승6패1무로 오히려 한화가 고전 중이다. 특히 최근 3번의 맞대결에서 한화가 kt에 내리 졌다. 한화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상대를 두고 후반기 추격전을 시작하는 셈이다.
희망적인 건 5위 롯데(39승43패)와 한화의 게임차가 3경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한화는 144경기 중 81경기를 치렀기에 정규리그 63경기를 남겨뒀다. 일정을 따져봤을 때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다. 4위 SK(43승42패)와도 6.5게임차로 크지 않아 한화 입장에선 해볼 만한 순위 싸움이다.
올 시즌 개막과 함께 꼴찌에 처졌던 한화는 조금씩 승수 쌓기에 돌입하더니 지난 7일 SK를 상대로 승리하며 처음으로 꼴찌탈출에 성공했다. 월별 성적을 보면 4월(7승17패), 5월(10승14패), 6월(12승11패), 7월(6승2패)로 꾸준히 상승했다. 한화가 선발진 구축만 이뤄질 경우 얼마든지 치고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이유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지난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의 선발 투수 에릭 서캠프가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